소소한 일상 속 진솔한 깨달음
소소한 일상 속 진솔한 깨달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2.23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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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작가 산문집 '행복 엑스와이' 발간… 113편 글 엮어
겨울이면 어머님은 쪽마늘을 보내오셨다. 모서리마다 한 개씩 붙어 있는 것으로, 마늘을 놓고 김장을 하기 위해 쪼개다 보면 한 광주리씩 나온다. 다듬기는 힘들어도 크고 좋은 것보다 잘 썩지 않는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톱이 아플지경이나 그만큼 단단해서 겨우내 두고 먹어도 탈이 없다.

-본문 '쪽으로 떨어지는 말' 중에서

시인으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희씨가 두 번째 산문집 '행복 엑스와이'(도서출판 찬샘)를 출간했다.

모두 5부로 구성한 본문은 113편의 글을 엮었다. 1부 '달팽이가 사는 집'에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이 그려진다. 어머니와 아이들, 아버지의 모습은 생활에서 배어나오는 그림이다.

2부 '백일홍 같은 형님', 3부 '행복 엑스와이', 4부 '자반고등어를 굽다가 산벚나무를 생각하다', 5부 '유배된 계절' 등은 평범한 일상을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을 안겨준다.

이정희 작가는 "물망초 때문에 숲을 떠날 수 없는 새처럼 삶을 껴안고 싶어서 글을 쓴다"며 "잘 가꾼 정원의 꽃이길 원했다면 수필을 쓰면서 마음의 텃밭을 가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들려주고 있다.

또 "수취인 불명의 편지를 쓰듯 해 온 까닭에 서투른 내용이 많지만 오랜 날 감춰 둔 비밀의 화원을 공개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표사를 쓴 반숙자 수필가는 "다양하고 폭넓은 소재와 식견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자잘한 일상의 사물들이 작가의 심금에 가 닿으면 쫀쫀하고 명징한 한 생명체가 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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