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안돼!" 정서
우리 사회의 "안돼!" 정서
  • 이병하 <충북도의회 전문위원>
  • 승인 2011.12.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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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이병하 <충북도의회 전문위원>

개그콘서트라는 TV프로그램에서도 우리 사회의 "안 돼!" 정서를 풍자한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경찰역할의 연기자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 무조건 "안 돼"라는 부정으로 시작되는 열변을 토해내면, 옆에 있던 군인역의 연기자가 제법 반박도 하고, 대안을 내놓는 듯하더니 바로 "그렇지? 안 돼"라는 멘트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은 딱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라는 속담을 '다소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히 할 일은 하여야 함'을 비유한 말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시대'로 바뀌어 버린 것은 아닐까?

여기서 '장'을 발전적인 성과물(outcomes)에 비유한다면, 구더기는 '자신의 성공과 안녕에 해가 된다는 생각', 또는 '귀찮이즘'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구더기를 무서워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상호 불신 팽배', '잘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 그리고 '이기주의' 등의 요소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런 못된 요소들은 조직 내 문제 상황 발생시, 구성원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궁극적 대안을 모색하기보다 순간적인 모면에만 관심을 갖는 일그러진 모습들이 드러나게 한다.

이로 인해, 구성원의 자발성에 기인해서는 발전적인 성과물을 낼 수 없는 수동적인 조직을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요소들이 구성원 개개인의 선천적 성격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불균등한 경쟁을 조장하고 성과에 대해 불공정한 평가를 내리는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운영 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일정부분 이상 해소할 수 있다.

구성원 상호 간 신뢰수준, 잘잘못을 당당히 인정하는 수준, 선의적 이타성, 그리고 경쟁의 공정성 등은 발전적이고 건강한 사회 및 조직 여부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것은 결코 화폐가치로는 따질 수 없는 무한대에 가까운 사회적 자원이며, 동력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안 돼' 정서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바로 긍정적인 사회일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사람은 경쟁의 출발과 평가에서의 균등 및 공정성이 확보된 사회운영 시스템에서 상호 신뢰와 잘잘못을 당당히 인정하는 모습의 자연스러운 체득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면,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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