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국가에 대한 도전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국가에 대한 도전
  • 정태일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1.12.0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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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태일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홈페이지가 DDos 공격을 당해 다운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음모론을 제기하자 보수신문들은 북한의 소행일지 모른다는 추측성 기사를 남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밝혀진 경찰 수사에 의하면,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은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라는 것이다.

사실 국민은 '나꼼수'가 음모론을 제기할 때만 해도 설마 그렇게까지 하면서 그냥 웃어 넘기는 정도였다. 그런데 경찰의 수사 결과에서 '나꼼수'의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지자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금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한국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처음에는 여당 국회의원 비서의 단독 범행으로 시작해 지금은 여당인 한라당과 한나라당 출신인 국회의장 주변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향후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사건의 전말이 어디로까지 향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과 국민은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대해 경찰의 공정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적어도 경찰 수사는 야당과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하여 명확히 밝혀야 한다. 야당과 국민이 알고자 하는 최소한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의원의 비서가 사건 전날에 한나라당의 관계자와 여러 차례 통화를 하였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누구이며,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또한 왜 국회의장 비서들이 피의자와 전날 만났고,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느냐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개 국회의원 비서가 그 많은 자금을 동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여기에 디도스 공격은 홈페이지 전체를 다운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의 디도스 공격은 특정 부분만 공격당한 것으로 보이고 있어 선관위 내부소행 및 내부 관련자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문도 있다. 이외에도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한 국회의원 비서의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하는데, 디도스 공격을 위해서는 수많은 좀비PC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획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우리는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통해서 한국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어찌되든지 간에 국민들이 납득하는 수준이 되든지, 아니면 국민이 더욱 의혹을 가지게 되든지 둘 중 하나로 결론이 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하여 국가의 안위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들이 예측할 수 없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이번 사건을,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건 중의 하나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이번 사건은 국가기관에 대한 공격이자 헌법을 유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번 사건을 단순히 일개 국회의원 비서의 우발적인 행위로 치부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도 피해자라는 식으로 접근하면서 국민을 기만한다면 한나라당이나 정부는 내년에 있을 선거에서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우리 국민은 국가를 위기로 빠지게 하는 세력들을 용서하고 관용할 만큼 너그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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