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추태 시의원 형식적 사과 '빈축'
음주추태 시의원 형식적 사과 '빈축'
  • 이은춘 기자
  • 승인 2011.10.0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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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덕 공주시의원, 막말엔 모르쇠… 시민들 '공분' 의원직 사퇴 주장도
충남 공주시의회 한명덕 의원의 지극히 형식적인 사과로 인해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한 의원은 57회 백제문화제가 한창인 지난 3일 오후 10시께 (사)다문화가정협회 공주지회가 운영하는 연문광장 야시장 부스에서 술에 취해 '시민 놈들'이란 표현을 써 가며 온갖 막말을 쏟아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원 자질론을 거론하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는 형편이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날씨도 춥고 분위기에 휩싸인 나머지 술에 취해 시민들이 옆에 있는 것도 망각하고 의원들끼리 오고 가는 언쟁 속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며 "추후 이러한 일이 없도록 자숙하겠다"며 널리 양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문은 오히려 민심을 더욱 부추겨 "자기반성은 없고 동석한 의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낯 두꺼운 행동"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조언 아니라 쓴소리를 들어도 시원치 않을 의원이 '시민 놈들' 등의 막말에 대해 사과 한마디 안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사)다문화가정협회 공주지회와 불쾌감과 모멸감 등의 상처를 받은 봉사자에게는 사과의 말 한마디 언급하지 않아 이번 음주추태파문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시민 ㅇ씨는 "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은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면서 "이번 사과문을 의회 직원이 작성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추태 현장에는 고광철 의장을 비롯해 이충열 부의장, 박기영, 김동일, 한은주, 송영월 의원 등 6명의 시의원과 공무원 등 10여명이 함께 자리했다.

이번 사건이 각 언론매체에 보도되면서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음에도 불구하고 공주시의회 또한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얼렁뚱땅 넘기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외려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실수한 것은 인정한다. 속이 상해서 술을 더 먹고 싶어 혼자 술을 따라 마시는데 말리는 바람에 언쟁이 됐다"며 "'놈들'이라는 표현은 전혀 안 했다.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이 증인"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B의원은 "혼자 술에 취했으며 의원들끼리의 언쟁은 전혀 없었다"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의 공식 항의 방문 예고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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