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는 공무해외연수 이제 그만
욕먹는 공무해외연수 이제 그만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1.09.28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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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지방의회 의원 공무해외연수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충북 옥천군·대전 유성구 등 일부 지자체 얘기다. 성과 없는 낭비성·관광성 공무해외연수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우려와 실망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의원들이 보여준 ‘공무로 포장한 외유성 연수’가 누적되면서 심화된 불신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스스로 자초한 불신인 만큼 그 해결책도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신뢰회복이 급선무(急先務)라고 본다.

마인드와 직무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의원은 군림하는 자리라는 특권의식, 공익은 뒷전이고 사익만 챙기려는 소아적이고 이기적인 생각, 민원 등 민생업무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의 무책임·무성의한 직무자세부터 버려야 한다. 지방 의원은 예산만 축내는, 지역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불신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데다 지방의회 폐지론까지 나오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머슴이 되겠다던 다짐,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겠다던 약속부터 실천하는 것이 신뢰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연수도 이런 마인드로 접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지역발전과 주민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공감을 얻는 것이 우선이 아니었나 싶어 하는 얘기다. 뜬구름 잡는 두루뭉술한 명분으로 포장된 관행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민생(民生)사업과 관련된 목적과 기대효과가 분명한 해외연수가 됐어야 한다. 지역과 주민을 위해 꼭 필요한 연수인지, 방문국가는 가치가 있는 지역인지, 적정인원은 몇 명이고 적임자는 누구인지 등을 분명히 따져보고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도 결과보고도 중요하다. 목적에 부합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얻어 올 것인지. 이를 위해 사전 준비·숙지하고 확인·협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봤어야 한다. 출발 전 연구를 많이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그런 진지한 모습을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신뢰를 얻었어야 한다. 연수결과 보고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잘해야 한다. 관계기관 및 지역주민들에게 확인·평가를 충실하게 받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연수를 잘했는지, 성과는 거두었는지 등등을.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공무해외연수 중 지역관광은 할 수 있다고 본다. 오해소지가 있는 소요경비를 사비로 처리했다면 크게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보는 데다, 현지체험 등 지역관광도 의원들의 견문과 글로벌 마인드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공무해외연수의 주 목적이 관광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무해외연수가 최선이었는가를 짚어볼 필요도 있다.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 주민여론 등 공개 자료를 통해 관내에서도 확보 또는 착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주변에 넘쳐나는 세상이라 하는 말이다.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데다 재정자립도가 절대적으로 열악한 지자체에서 명분과 목적이 아리송하여 저의(底意)를 의심받기에 충분한 해외연수를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얘기다. 지역주민들에게 욕까지 먹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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