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볼 삼락(三樂)
게이트볼 삼락(三樂)
  • 홍두표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
  • 승인 2011.09.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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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게이트볼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한다.

햇수로 30년이 넘어 이제는 생활체육의 어엿한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게이트볼은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뤄 벌이는 단체경기다.

두 팀이 정방형의 반듯한 운동장 위에서 백색과 적색 공 다섯 개씩을 스틱으로 쳐서 1, 2, 3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시킨 후 마지막 골 폴에 닿게 하는 경기이다.

공이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1점을 얻고 마지막 골 폴에 닿게 하면 2점을 얻어 먼저 5점을 얻는 쪽이 이긴다. 규정시간은 30분이다.

게이트볼은 격한 운동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한 팀을 이루고 할머니, 어머니, 손녀가 다른 팀을 이뤄 가족 3대가 정을 나누며 즐길 수 있는 평생 스포츠다.

오늘날처럼 가족과 이웃의 정이 단절되어 가고 있는 각박한 산업사회에서는 더없이 훌륭한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나는 평소에 게이트볼에서 얻는 즐거움을 다음 세 가지에서 찾고 있다.

첫째는 통과 낙(落)이다. 공이 게이트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할 때의 스릴과 통쾌함은 엄청나다. 특히, 제1게이트를 통과할 때의 상쾌한 맛은 무엇에도 견줄 수 없다.

둘째는 타(打)의 낙이다. 내 공이 다른 공을 터치 또는 투 터치할 때의 소리란 신비의 타음처럼 온몸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어떤 음악인들이 이처럼 짜릿한 쾌감을 줄까.

셋째는, 스파크 낙이다. 터치 된 내 편 공이 유리한 위치로, 상대편 공이 불리한 위치로 스파크 할 때 온몸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씻은 듯 사라진다.

게이트볼은 하면 할수록 그 묘미를 새삼 만끽하게 되는 게임이다. 정방형으로 반듯하고 각(角)지게 처진 선은 규칙의 엄정함을 말하고, 산뜻하게 꽂힌 게이트와 골 폴은 흐트러짐 없는 질서를 의미한다.

타격방향과 강도를 정확히 맞추려면 정신통일, 호흡조절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런 감각의 절제는 자신도 모르게 침착성과 안정성을 길러준다.

단체경기라서 팀워크와 전략이 필요하므로 협동심을 기르는 데도 적격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낙은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동안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등 여러 가지 취미 생활을 해 봤지만 짧은 시간에 모든 참여자가 세 가지 기쁨을 동시에 누리기는 게이트볼만한 게 없다.

내가 지금처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비결 가운데 하나는 오래전부터 남달리 즐겨온 게이트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게이트 볼 삼락(三樂)을 즐기러 스틱을 메고 구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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