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덕의 실크로드 견문록 <5>
함영덕의 실크로드 견문록 <5>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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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도시 쑤저우(蘇州.소주)
예원 태호석 정원 _ 실크로드
쑤저우의 밤거리

상하이에서 우시(無錫.무석)행 19:07분 기차에 몸을 실었다.
수 천 명을 수용함직한 넓은 대합실과 수많은 인파 속을 뚫으면서 느낀 소감은 광활한 중국대륙에서는 기차가 가장 대중들이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임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쑤저우는 지앙쑤(江蘇)성의 성도(省都)인 난징(南京)과 더불어 강호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역사의 고장이다.

지앙쑤성은 위로는 산둥성과 아래로는 상하이에 닿은 성이다.
동쪽으로는 황해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고 철도와 고속도로, 해양교통망이 사방으로 뚫려 있어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출발 전에 중국에서 40일의 답사일정을 설정하고 20일간은 상하이에서 남방으로 가는 중국제일의 관광코스를 섭렵하고 이 루트를 일명 투어리스트 실크로드(TOURIST SILK ROAD)라고 명명해 보았다.

이 코스는 중국의 상하이를 제외하고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코스를 중심으로 답사일정을 짜 보았다. 시안(西安)에서 둔황(敦惶), 하미, 투루판, 우루무치, 카스를 거치는 사막지역을 고대 실크로드(OLD SILK ROAD)로 구분하였다.

운남과 사천성 지역의 관광지 경관과 개발에 대한 현황, 고대 실크로드를 따라 발전한 도시에 대한 역사성과 지리적여건과 관광자원에 대한 가치성 등을 탐구해 보고 싶은 열망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실행에 옮기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흔들리며 스쳐가는 중국의 주택과 도시의 풍경들 ,끝없이 이어지는 황토밭과 논이랑, 밀물처럼 다가서는 낯선 풍경들이 소리 없이 젖어들고 있다. 기적소리에 따라 타고내리는 승객들의 어깨 너머로 어둠이 스멀스멀 내려앉고 있다.


점춘당_실크로드

침대간격이 우리나라 기차보다 좁았고 마주보는 좌석가운데에 작은 테이블이 있어 그 위에다 컵라면이나 음료수, 음식 등을 올려놓고 먹을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대부분 열차 칸에는 장시간 여행을 위해서 음식보따리를 싸들고 탑승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뜨였다.

차가 출발하자 역무원이 뜨거운 김이 오르는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컵라면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을 부어주는 장면이 내게는 퍽 이채롭게 느껴졌다. 열차에서 먹는 2위안80전짜리 강사부(康師傅) 컵라면을 처음 맛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라면으로 우리나라 라면맛 보다는 못하지만 싼 값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상하이에서 쑤조우, 항조우로 가는 기차는 자주 있는 편이다.

빠른 기차로는 50분, 보통 편은 8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저녁 8시25분 쑤저우 역에 도착했다. 정군과 나는 혼자 여행하다 따라나선 유나양으로 인해 쑤저우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되었다.

번화가엔 우리나라 중규모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불빛에 쌓인 도심은 우아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로 우리들을 맞이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하는 숙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쑤저우는 각 호텔마다 담합이 잘되어 있어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라는 호텔직원의 얘기가 실감나는 밤거리였다.

20kg짜리 배낭무게가 점점 더 어둠처럼 어깨를 짓눌러왔다.
대부분은 여자가 있을 경우 독방에 비용이 추가되어 400위안 대의 좋은 호텔만 소개되었다.

자정이 다 되어 번화가의 막다른 골목 귀퉁이에 와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대로변 골목길을 돌면서 쑤저우인민초대소를 발견하고 마지막 기대를 걸며 사정을 해 보았다.

뜻밖에 우리는 3인 침대에 욕실이 있는 방 하나를 오히려 더 싼 100위안에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가뭄에 단비를 맛보듯 환호성을 질렀다.

어제 밤 상하이 도미토리 보다는 깨끗하였다. 낡은 TV한대가 지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추장에다 잔멸치를 찍어먹으며 상하이의 쌉싸롬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며 무엇인가 해냈다는 포만감을 느끼며 잠을 청했다.

배낭족들이여 가능한 한 쑤저우에서는 숙소를 구하지 마라! 차라리 상하이에서 빠른 기차로 아침 일찍 출발하면 1시간 정도면 쑤저우에 도착할 수 있다. 하루 정도 투어를 하고 항저우로 떠나는 편이 훨씬 더 저렴하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쑤저우 도심 탐방
아침 8시 20분 인민초대소를 출발하였다.
앞면이 통 유리로 된 정결하고 깔끔한 중국식 페스트 푸드점에서 계란에 밀가루 반죽 말이를 한 중국음식을 먹고 항저우(杭州)편 선착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밤 숙소문제로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쑤저우에서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여 다음날 새벽 6시경 항저우에 도착하는 야간배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숙소문제도 해결될 뿐만 아니라 뱃길 따라 12시간 정도 주변의 다양한 풍물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가 되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짐을 선착장에 맡기고 4인 1실용 배표를 예매하였다.
중국의 버스터미널이나 역사부근에는 짐을 맡기는 보관소가 발달되어 배낭여행객의 경우 짐부터 맡기고 답사하는 편이 훨씬 편리하다.

택시요금도 6위안으로 상하이보다 4위안이나 저렴하다.
우리나라처럼 택시요금제도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지역마다 기본요금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여자택시기사나 버스운전자가 많이 띠여 성별에 따른 직업 구별이 우리보다 훨씬 완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남여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의 영향인 듯하다. 2차선 도로 옆에 좁은 블록이나 얇은 철책을 쳐 화단을 만들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로 만들어 놓았다.

깨끗하고 현대적인 쑤저우 시의회 청사와 도로엔 자전거 오토바이들이 많이 오가고 있다. 가로수 길과 깨끗한 시가지엔 고층건물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4.5층 연립주택 형 아파트가 고층건물에 속했다. /함영덕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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