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열풍’
‘콘서트 열풍’
  • 남경훈 <편집부국장>
  • 승인 2011.09.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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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K-Pop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 동안 펼쳐진 일본 공연의 메카 도쿄돔에는 매일 5만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요요기 국립경기장 공연을 보지 못한 일본 팬들의 앙코르 요청으로 성사됐고, 티켓 응모자만 6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눈을 돌려 보면 국내에서도 K-Pop 열기 못지않게 7080 공연이 활성화되고, 관객들이 직접 평가하는 서바이벌식 라이브 경연 등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공연문화가 인기다. 지방에도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혹자들은 디지털TV나 첨단 DVD 등 발달된 기술로 현장이상의 감동을 주는 영상매체도 많은데, 왜 굳이 그 비싼 입장권을 사 가며 공연장을 직접 찾는지 의아해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연 콘서트만이 갖는 매력에 빠져 봤다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된다.

이는 공연 주체와 관객이 같은 장소에서 같이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마력 때문일 것이다.

콘서트 열기는 정치권에도 밀어닥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6월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한 뒤 서울과 부산에서 북 콘서트를 열었다. 민노당 이정희 대표와 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change2012’라는 주제로 대담 형식의 ‘토크 콘서트’를 연 데 이어 ‘미래의 진보’라는 책을 공동 집필하며 또 한 번 ‘북 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이런 종류의 콘서트는 기존 정치인을 벗어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서 정점을 이룬다.

지난 5월부터 ‘시골의사’로 통하는 박경철씨와 함께 전국 25개 지역을 돌며 ‘청춘 콘서트’를 하고 있다. 토크쇼와 인디밴드의 공연, SNS(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한 실시간 대화를 섞은 콘서트다.

첫회에는 7000명이 몰렸다. 각계 유명인사가 게스트로 초대되고, 콘서트장에 가지 않은 사람도 트위터로 실시간 질문을 하며 안 원장과 대화를 나눈다.

참석자들은 콘서트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대중 정치인과 직접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며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다.

새로운 정치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들 정치색이 강한 콘서트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일반 공연처럼 ‘소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그렇게 강조했던 소통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TV나 신문 등 기존 매체를 통해 시늉만 냈던 소통과 콘서트장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나눴던 소통은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안 교수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불과 10여일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의 정치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내가 아는 남편의 성향이 그렇고, 지금 대학원장으로 해결하고 키워가야 할 업무만으로도 너무나 바쁜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부인 조차도 “아주 바쁜 사람이고 정치 성향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던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은 뜻밖이었다. 그러나 의외의 인물 등장이 어색하지 않고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증이 깊다는 반증도 된다.

정치의 답은 항상 현장에 있고, 진정성이 담긴 유권자와의 소통에 있다. 안 교수는 바로 그런 소통을 해 왔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콘서트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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