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충북
오세훈 서울시장과 충북
  • 김금란 <교육문화부 차장>
  • 승인 2011.08.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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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판가름할 서울시 주민투표가 24일 실시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투표율 33.3%를 끌어내기 위해 21일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투표에 대한 관심은 여·야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오 시장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인지, 서울시 살림을 책임진 리더로서 흘린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찌 됐건 오 시장은 이날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두고 시장 직을 거는 것도, 대선 불출마를 내미는 것도 주민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전국에서 출마자들 대부분이 무상급식 시행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면 16개 시·도 모두 일부 학년이라도 무상급식을 시행했어야 한다. 포퓰리즘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지금은 어떤가 무상급식 정책이 마치 지방자치단체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키로 변질됐다.

이와 달리 충북은 전국 최초로 올해 3월 2일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했다. 충북 역시 다른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예산도 그렇고, 부잣집 아이들 배까지 세금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돈이 없어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굶었던 아이들, 무료급식을 먹기 위해 집이 가난하다는 증명서를 학교에 제출했던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던 도지사와 교육감 두 단체장은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공약에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준 두 단체장에게 늦게 나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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