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상황 극복은 유비무환이다
우발상황 극복은 유비무환이다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1.08.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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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얼마 전 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장마가 진행 중인 데다 태풍 소식도 있고 해서 우려(憂慮)는 됐으나 일단 출발했다.

지인들과 함께하는 계획된 휴가인 데다 항공편·숙소 예약 등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 혼자 빠지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휴가 2일차에 한라산 윗세오름 등산도중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 때문에 불안에 떨었다.

휴가 마지막 날에는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항공기 등 교통수단이 마비되어 항공편 대기자만 1만 명 이상 발생했다. 하여 우리 일행도 2~3일 이내에 귀향이 불투명해졌다.

문제는 일행 중에 다음날 출근,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 급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숙소를 다시 확보해야 하는 것이었다.

일행 6명은 잠시 패닉(panic)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곧 냉정을 되찾고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다 보니까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했다. 급한 대로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계획된 여행에는 다소 차질이 있었으나 숙소도 일단 다시 확보를 할 수 있었고 반드시 귀향해야 할 사람은 다음날 첫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우리 일행은 이번 우발상황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꼈다. 급할수록 위험할수록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온몸으로 직접 체험했다.

기상(氣象)변화 등 급변하는 주변상황을 주시하면서 숙소·이동수단 확보 등 당면과제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했다.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지혜도 모아야 했다.

혼자가 아니라 일행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래야 했다. 단체가 가야 할 길은 1명의 전문가보다 다수의 구성원이 더 잘 알 수도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개미나 기러기 떼의 이동만 봐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 아닐까 한다.

우발상황에서 당면과제는 가용한 수단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급적 빨리 해결해야 한다. 절박하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평시보다 모든 여건이 열악한 데다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먼저 잡는 법이기 때문이다.

일행 개개인의 전문성 등 장점을 고려하여 업무를 분담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또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늘 귀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우발상황은 예고 없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도 언제 어느 때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획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관련 상황에 주파수를 잘 맞추고 있어야 상황변화에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정보통신 수단은 필수다. 관계기관·단체 연락망은 물론 우발상황에 대비한 비상연락망, 그리고 상황변화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라디오·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를 늘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우발 상황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피해도 다양할 수 있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우발상황으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1차적인 책임은 개개인에게 있다. 그 다음이 국가다. 개인이나 국가나 유비무환이 답이다. 매사 모든 것이 다 그렇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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