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축제장서 웬 '한반도 대운하'
호수축제장서 웬 '한반도 대운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11.08.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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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 국회의원 개막식때 정치적 발언 눈총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중앙탑공원에서 열린 10회 충주 호수축제장에서 난데없이 국민분열을 부추겼던 한반도 대운하의 기억을 되살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4일 국내 호수축제 중 최고 규모와 역사를 가진 충주호수축제 개막식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 무산의 아쉬움과 후세에 한반도 대운하가 추진돼야 충주가 발전한다는 희망을 나타내는 돌출 발언이 나와 수천여명의 충주시민과 외지 관광객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이날 수천명의 참석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해묵은 한반도 대운하를 거론한 사람은 다름아닌 한나라당 윤진식 국회의원이다. 그는 소위 왕의 남자라고 일컬어지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다.

그동안 충주지역의 각종 행사장에서 행사의 성격과 무관한 정치적 색깔을 담은 내용으로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자극적 발언을 해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윤 의원이 이날도 어김없이 대한민국을 정치적 혼란으로 몰아넣었던 한반도 대운하의 추억을 끄집어내고 말았다.

한반도 대운하는 경부운하, 경인운하, 금강운하 등으로 이 계획의 핵심인 경부운하는 낙동강과 남한강을 가로막는 소백산맥의 조령을 뚫어 인천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내륙운송 수로를 4년만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맞아 내놓은 건설 공약이며 2007년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2008년 이 대통령이 임기초 발생된 대규모 촛불시위와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결국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백지화된 대신 2009년부터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전국의 4대강에서 하천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 또한 여전히 부정적 기류가 강한 사업이다.

그렇다면 윤 의원이 이미 폐기된 국책사업인 한반도 대운하의 기억을 되살린 이유는 뭘까.

윤 의원은 현재 정부의 4대강 사업중 한강구간의 충주 7·8공구가 포함된 남한강과 충주 탄금호에서 올해 10회를 맞아 열린 충주호수축제의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핵심 대상지역이었고 현재 4대강 사업의 혜택을 받고 있는 충주 탄금호 주변이 충주호수축제의 최적지라는 점을 관광객들에게 강조하고 자랑하기 위한 의례적인 발언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로 해석한다 해도 충주의 여름철 전국 규모 축제장에서 윤 의원이 뜬금없이 한반도 대운하를 발언한 것은 축제를 즐기러 온 수천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충주지역의 각종 행사장이 행사 고유의 취지에 맞지 않는 일부 정치인들의 정치 선전장으로 변질되고, 이로 인한 지역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는 등 차제에 정치인들의 축사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의원의 이날 발언은 불필요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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