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용 <옥천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블로그·인터넷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체널이 기존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그리고 TV홈쇼핑으로 대표되는 대형유통채널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제품 소비자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품을 검색하고 평가하며 구입을 하는 모바일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자층을 트랜슈머(tran-sumer)라고 한다. ‘이동하는 소비자’란 뜻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제품을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제품 생산자는 기존의 대형유통채널에 의지하지 않고도 소비자와 일대일 마케팅을 펼치며 자신이 생산한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전형적인 기존의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때 지불해야 할 높은 판매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생산자나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높아진다. 모바일(스마트)폰을 활용한 트랜슈머들은 온라인 상에서 제품을 품평하고 사용소감을 실시간으로 커뮤니티에 올려 일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에겐 대형유통채널은 이제 한물간 아날로그 시스템에 불과하다.

충북 보은·영동·옥천지역의 소상공인 창업과 경영상담을 하고 있는 필자는 금년 5월에 20명의 인터넷쇼핑몰 예비창업자들을 모집해 80시간의 성공창업패키지교육을 시킨 적이 있다.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기초이론부터 현장실습과 컨설팅까지 모든 과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인데 옥천이라는 지역적 환경에 적합해 호응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교육 수료생 중 ‘청산장터’라는 인터넷쇼핑몰을 창업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젊은 여성 창업자가 있다. 그녀는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상품화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과 G마켓·옥션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귀농해 농사를 지으며 생산한 농산물을 ‘지지조네’란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중년의 여성 창업자도 있다. 충북 보은에서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장류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도 있다. 원재료 하나하나도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로 사용하고 신안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소금을 직접 현지와 계약해 구매하는 등 정성을 다해 된장·고추장을 생산한다. 물론,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과 G마켓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귀농부부의 경우 페이스북을 활용해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직접 팔로어들에게 홍보해 판매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자신들의 모습을 찍어 올리기도 하고 갓 볶아낸 미숫가루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전통방식 그대로 된장·고추장을 제조해 판매하는 사장님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얻느냐가 인터넷쇼핑몰 창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난립하는 저가의 장류제품과 차별화를 강조하며 고품질 고가격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른바 ‘강남 타깃’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공동구매 싸이트를 통해 구입한 제품들의 하자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가상의 점포인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구매자에게 배달된 제품이 설명과는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과장된 제품들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져 결국 쇼핑몰을 닫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인터넷쇼핑몰 운영자라면 눈앞의 작은 이익을 노리기보다 좀 더 먼 시야를 견지하며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신뢰경영을 해야 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젊은 계층이 다수인 트랜슈머들은 인터넷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타깃고객이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제품에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채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불만이 고객게시판에 올라왔을 때는 솔직하게 답변하고 해결해 주는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트랜슈머들은 제품에 대한 불만을 SNS를 통해 신속하게 전파한다. 역으로 말하면 제품에 대한 호평도 SNS를 통해 신속하게 전파된다. 약(藥)과 독(毒)을 가지고 있는 것이 SNS다. 이러한 것들을 조종하는 세력이 트랜슈머족이다. 성공창업을 위해서는 이들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