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서원학원 채권 일괄양도
현대百 서원학원 채권 일괄양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7.0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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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액시스 교직원보증채권 12억도 인수
공대위 오늘 해체… 새 재단 영입 새국면

서원학원 최대 채권자였던 현대백화점그룹(이하 현대百)이 서원학원 인수 포기에 이어 학원 관련 채권을 우선협상대상자 차순위인 에프액시스 손용기 대표 측에게 모두 넘기면서 서원학원 새 재단영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채권 양도로 최대 채권자라는 자리가 에프액시스로 넘어가면서 추석전까지 현대百을 설득하겠다는 이사회와 새 재단으로 현대百만 고집하던 학내구성원들의 활동 노선에도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百의 인수 포기선언에도 현대百을 재설득하겠다는 이사회는 이번 주 긴급이사회를 열고 후순위를 상대로 공모를 지속할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백화점그룹 영입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활동의 명분이 사라지면서 발족한 지 일주일 만인 4일 해체식을 가질 예정이다.

◇ 현대百, 채권 일괄 양도=현대百은 최근 서원학원 채권(총액 약 204억원) 전부를 차순위 우선협상 대상자인 부동산 개발업체 에프액시스 손용기 대표측에게 양도를 완료했다. 또 법정채권은 아니지만 현대百이 도의적 차원에서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던 강인호 전 이사장 부도 당시 채무보증을 섰다가 빚을 지게 된 교직원들의 보증채권액 약12억원도 손 대표측에게 모두 인수·인계했다.

현대百은 지난 2008년 서원학원 인수를 희망한다며 같은 해 8월 학원 채권의 ⅔가량을 67억원에 일괄 매입한 바 있다. 현대百은, 지난달 20일 서원학원인수 포기를 선언한 후 약 10일 만에 채권까지 일괄 정리하면서 3년 동안 끌어온 서원학원과의 인연을 모두 끊어버린 셈이다.

현대百 관계자는 "현대百이 서원학원의 최대 채권자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조속한 학원 정상화에 걸림돌밖에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학원 인수를 완전히 포기했다는 그룹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밝힌다"며 "서원학원이 더 이상 현대百에 구애받지 말고 조속히 정상화 절차를 진행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에프액시스 측에 채권을 양도하게 됐고, 양수 금액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책정됐다"고 밝혔다.

최대 채권자로 올라선 손용기 대표 측 관계자는 "채권을 인수한 것을 학원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로 봐줬으면 한다"며 "학원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원 측에서 인수 협상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이사회·학내구성원, 새 재단 영입 활동 변경 불가피=현대百의 인수포기 선언에 이어 채권까지 일괄 양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내구성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현대百 인수포기선언을 철회시키겠다며 24명으로 구성된 공대위는 지난달 28일 발족한 지 일주일 만인 4일 오후 2시 서원대에서 해체식을 갖고 활동을 접기로 했다.

공대위 한 관계자는 "현대百을 영입하겠다고 구성된 공대위의 활동 명분이 사라져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며 "학원 정상화를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원대 한 관계자도 "현대百이 채권 양도라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에 재협상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볼 수 있다"며 "참으로 구성원 모두가 당혹스럽지만 앞으로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원 인수 포기 선언에 이어 채권 양도까지의 과정을 접한 서원학원 이사회도 학내구성원 만큼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병일 서원학원 이사장은 "30대 재벌 그룹으로서의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못내 아쉽다"며 "이사회나 우리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에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원학원 이사회는 조만간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새 재단 영입 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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