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장마로 나른하세요? 양서로 심신 '충~전'
무더위·장마로 나른하세요? 양서로 심신 '충~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6.30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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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장마가 계속되면서 몸도 마음도 나른해지는 계절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벌써부터 여름 뙤약볕을 피해 시원한 휴양지를 고르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모처럼 한가하게 즐길 수 있는 휴가를 위해 사전 준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양서를 준비하면 어떨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7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10개분야의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세시봉'이 이끄는 포크음악의 복고 열풍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트로트, 포크음악, 댄스음악, 록에 이르기까지 시대성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정리한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이영미, 두리미디어)와 광복에서 6·25전쟁 시기까지 한국인의 질병과 위생, 치료과정을 민중생활사 차원에서 생생하게 전개한 '현대인의 탄생'이 뽑혔다.

또 주인공 가족과 미국 사회가 겪는 문제들을 통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조너선 프랜즌의 소설 '자유' 등이 선정됐다. 이에 각 분야별 선정도서를 심사위원들의 추천 이유와 함께 소개한다.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철학적 이유/ 피터 케이브/ 어크로스

철학적 사유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이 책은 끝없는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한다. 일상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이를 근본적인 차원으로 접근하게 하는 철학적 질문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인 가장에게 직업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설정한 뒤 자신의 가치관과 가족의 호구지책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의 나와 나의 가치관 등을 고민하게 한다.

또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픈지에 대해 그동안 농담으로 넘겨왔던 내면을 꺼내어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일상에서의 문제에 대해 숱하게 질문하고 이를 위트있는 사유와 생각을 담아 철학적 해답을 제시한다.


◆ 나무처럼 자라는 집/ 임형남, 노은주/ 교보문고



건축의 시대다. 랜드마크 건축물을 도시의 얼굴로 삼는 곳이 많다. 부부의 공저로 지은 이 책은 '건축이란 근본적으로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또 건축가는 사람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자라는 생각을 아름다운 수채화와 함께 담담한 에세이로 풀어냈다.

건축가와 건축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집이 지어지고, 건축주와 건축가가 서로 양보하고 설득하며 하나의 집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하나의 집을 위해서는 건축가와 건축주가 정신적으로 교감해야 하고, 땅에 얽힌 환경적 요소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하며, 집은 곧 자아의 실현이므로 건축가는 집주인의 이야기를 정리해 주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의 주제를 위해 10년간 관심을 갖고 글로 풀어낸 저자들의 건축에 대한 애정이 나무처럼 자라있다.


◆ 현대인의 탄생/ 전우용 / 이순

1945년 광복에서 1950년까지 한국인의 질병과 위생, 그리고 치료 과정을 서술한 이 책은 한국의 의료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의학'이라는 쉽지 않은 분야를 마치 민중생활사 차원에서 생생하게 전개해 보여준다.

책 본문은 광복과 혼돈 속에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굶주린 채 우왕좌왕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제 세상을 만난 듯 활개치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미생물도 해방을 맞다'와 질병을 범죄처럼 다루던 당시 시대를 보여주는 '삶도 죽음도 너무 가벼운 시대'로 들려준다.

 

 

 

 


◆ 치로누푸 섬의 여우/ 다카하시 히로유키 / 담푸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림책에는 아빠, 엄마, 오빠, 여동생, 이렇게 네 식구로 구성된 여우 가족이 등장한다. 자식들에게 먹잇감을 구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엄마와 아빠,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을 때의 슬픔, 동생 여우가 덫에 걸렸을 때, 아빠 여우는 일부러 소리를 내어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켜 죽음을 맞음으로써 동생 여우와 엄마 여우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는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결국 네 가족 모두 죽음으로 끝난, 슬픈 여우 가족 이야기는 동물, 생태,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이기적이고 무분별한 살육 및 파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주석 달린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제프리 S. 크래머/ 현대문학



'월든'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고전이다. 19세기 중반 물질문명과 소비주의를 거부하고 매사추세츠 주 작은 호숫가에 직접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2년 2개월여의 기록이다. 이 책은 1854년에 첫선을 보인 '월든'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소로의 원문을 다시 편집하고 주석을 붙였다. 150년 전에 출간된 '월든'의 원문을 연구와 해설이라는 관점에서 재조사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신뢰할 수 있는 원문에 최대한 포괄적인 주석을 덧붙였다.

 

 

 


◆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이영미/ 두리미디어

복고가 유행하고 있다. 포크음악인 '세시봉'을 필두로 음악의 복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화려한 영상과 비주얼에 열광하던 청소년들이 음악의 진정성을 추구하는 세시봉 공연에서 감동을 얻고 있는 것이다.

대중문화 연구가인 저자는 이 열풍 현상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트로트에서 포크음악, 그리고 댄스음악과 록에 이르기까지 시대성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문화의 코드로 설명하기 힘든 저력이 가슴 허한 현대인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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