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수 없는 恨' 인재양성으로 푼다
'씻을 수 없는 恨' 인재양성으로 푼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6.29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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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이옥선 할머니>

정부 국민추천 국민포장 수상자 선정

평생 모은 2천만원 군민장학회 기부

"나라 부강하려면 인재 키워야" 신념

"나라가 부강하려면 인재를 키워야 하고, 그래서 두 번 다시 나라를 잃는 불행이 없도록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젊은 시절의 치욕을 내려놓을 수 없는 평생의 멍에로 짊어지고 살아 온 이옥선 할머니(81·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에게 이 말은 금과옥조와 같다.

평생을 모아 온 전 재산 2000만원을 보은군민장학회에 선뜻 내놓은 이옥선 할머니의 결정은 어쩌면 일제강점이라는 나라의 치욕이 이 할머니 개인에게는 일본군위안부라는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 것에 대한 당연한 보상일 수도 있다.

도움을 받아야 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평생 동안 모은 돈을 인재양성을 위해 내놓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이옥선 할머니(81)가 정부포상 국민추천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이옥선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의 기초생활수급금과 여성부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주는 생활안정지원금 등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중에도 평생 모은 전 재산 2000만원을 보은군민장학회에 기부해 군민추천을 받았다. 이씨는 어린시절 어려운 생활환경으로 배움의 꿈을 접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로 인해 남몰래 숨죽여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아픔을 극복하고 나라를 잃는 불행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평소에도 인재양성에 강한 신념을 보여 왔다.

어렵사리 모은 전 재산을 보은군민장학회에 선뜻 기부한 것도 이 할머니의 이 같은 인재육성을 통한 부강한 나라 만들기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씨는 지금도 젊은 시절 못다 한 배움에 대한 열정의 불꽃을 이어가며 독서와 글쓰기에 열중하는 등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할머니가 국민포장을 수상하게 된 국민추천 포상제는 어려운 환경에서 봉사와 기부, 선행을 지속 실천한 숨은 공로자를 국민의 손으로 발굴해 정부 차원에서 포상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간 접수된 361명을 대상으로 공적사실 확인과 국민추천포상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24명(국민훈장 7명, 국민포장 9명, 대통령표창 5명, 국무총리표창 3명)을 결정하고 7월 중순 포상할 예정이다.

이옥선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이 어려움없이 더 열심히 배우고 능력을 길러 다시는 나라를 잃는 불행이 생기지 않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면서 이번 국민포장 수상 결정에 대해서도 괜한 관심을 보인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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