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자치단체장
광고와 자치단체장
  • 정규호 부국장<보은·옥천>
  • 승인 2011.06.0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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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부국장<보은·옥천>

농촌지역을 취재 대상으로 하고 있는 탓에 햇감자 출시를 비롯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부추 출하 등 농특산물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

힘들여 키운 농민들의 정성과 토실토실한 농산물을 수확하는 기쁨을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은 꽤나 보람된 일이다.

더욱이 충청타임즈의 보도를 보고 서울 등 대도시 소비자들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와 구매방법을 문의하면서 생산자의 연락처를 알고 싶어 할 때면 그 보람은 훨씬 커진다.

충청타임즈의 보도를 보고 시골에 있는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까닭은 다름 아닌 그만큼 기사에 실린 농특산물에 대해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성군은 지금 고추에 대해 큰 명성을 얻고 있다. 확실한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사실상 경쟁 상대이던 괴산 고추를 누르고 전국적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니, 해마다 고추 수확 때가 되면 음성 고추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이다.

음성고추가 이처럼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군수의 음성고추 광고가 큰 몫을 했다.

음성고추는 마지막 관선군수였던 이종배 당시 군수(현 행정안전부 차관보)가 당시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광고에 직접 출연하면서 서울의 지하철에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 바 있다.

군수의 광고 출연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정작 광고가 나간 뒤 쏟아졌던 폭발적인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다.

현직 단체장이 자신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에 대해 직접 광고에 출연했다는 발상의 전환도 큰 관심을 얻었으나, 이보다 더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된 까닭은 음성고추, 바로 해당 농특산물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는 소위 안심먹을거리에 대한 신뢰가 더 큰 것이었다.

당시 이종배 군수는 비단 서울 지하철 광고뿐만 아니라 이러한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헌신적인 열정이 더욱 높이 평가되면서 일간지는 물론이거니와 여성잡지 등 각종 잡지류에서도 인터뷰가 앞다퉈 게재되는 등 커다란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결국 자치단체장의 농특산물 광고 출연 전략은 한마디로 대박을 터트리며 전국의 다른 고추 주산지의 농특산물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지금껏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금 농촌은 농특산물 판매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체험마을을 만들어 도시인들을 농촌으로 불러 모으고, 농민들이 직접 도시의 아파트 밀집지역을 찾아 나서며 자매결연을 통해 직거래를 시도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적용되는 공직선거법은 어떠한 명분일지라도 자치단체장의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 이같은 농민들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의 도움을 전면 차단하는 꼴이 되고 있다.

농촌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농촌지역 축제는 도시인을 불러들이면서 덩달아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에 대한 특별판매의 기회를 동시에 갖게 한다.

흥겨운 축제를 즐기며 우수 농산물을 사 갈 수 있다는 장점을 도시인에게 주는 동시에 농민들은 농민들대로 소득까지 높일 수 있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치단체장들의 농특산물과 지역 축제에 대한 직접 광고는 해당 농특산물에 대한 보증효과를 높이면서 주 소비대상은 도시인들에게 무한 신뢰를 갖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평범한 농민들이 직접 광고에 나서는 것보다 주민의 대표가 자기 지역의 농특산물에 대해 품질을 당당하게 보증한다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치단체장이 광고에 출연하면서 사전 선거의 의혹이나 현직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오해의 소지는 해당 선거구에서의 광고만 금지하고 전국 대상의 규제는 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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