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난 벨트
동강난 벨트
  •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1.05.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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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를 공약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난 2월 대통령 스스로 충청권 입지 공약을 부정하고 백지화 검토 발언을 했습니다. 온 나라에 불을 붙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첨예한 지역갈등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더니 결국은 도로 충청권 입지를 결정할 거면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을 부추겼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이러한 문제들은 대통령 취임 뒤 바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인데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 등을 의식한 정무적 고려 때문에 미루던 끝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뒤늦게 정치적 결정을 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과학벨트로써 세종시를 수정하려던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벨트를 다시 검토하려다가 오히려 지역갈등만 조장하게 된 것이라는 풀이를 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집니다.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 해소하는 표이 정부의 역할일진대 어떻게 갈등과 분열을 오히려 촉발하느냐는 겁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결정으로써 모든 것이 다 잘된 것은 아닙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는 대전 대덕단지 신동·둔곡지구를 선정했고, 이로써 대덕단지에는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게 됐지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핵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나누지 않고 함께 배치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리고 거점지구를 곁에서 뒷받침할 기능지구는 인근 청원군(오송·오창)·연기군·천안시가 지정된 것도 그렇습니다.

당초 세종시가 거점지구로 지정되지 않고 대전 대덕으로 바뀐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대덕의 위상을 인정할 수밖에요. 다만, 다시 한 번 더 대덕 아닌 청원단지를 놓친 과거의 뼈아픈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을 대덕단지 25개 외에 대구·울산·포항에 10개, 광주에 5개를 배정한 것이 문제입니다.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그랬는지, 충청권 외에 영호남에도 골고루 나눠줌으로써 점수를 얻으려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이처럼 정치적 결정을 하는 바람에 벨트는 여러 동강이 나 못쓰게 돼 버렸습니다.

구체적인 비전이나 계획 없이 예산만 잔뜩 늘었을 뿐 벨트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지요. 이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오송은 바이오신약과 생명공학기반의 의료기기로, 대구·경북은 합성신약과 전자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로 특화한다는 미명하에 나눠먹기식으로 만든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얼핏 보면 지역 간 분산 배치함으로써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벨트라는 명칭에서 보듯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과학 발전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벨트를 이루려는 것입니다.

연구단을 이곳저곳으로 쪼개버림으로써 국제적으로 인재들을 모을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입니다.

세종시 흔들기 수정안, 동남권신공항 취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그리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평지풍파 등 이명박 정부의 갈등유발국책사업도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마무리는 날로 부작용이 심각해지는 4대강사업의 중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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