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천공' 수술없는 봉합법 나왔다
'대장 천공' 수술없는 봉합법 나왔다
  • 임형수 기자
  • 승인 2011.05.15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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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교수 내시경 고무밴드 장착 시술 성공
연수강좌 소개·국제 학술지 게재 등 '큰 호응'

충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사진)가 수술 없이 내시경에 장착한 고무밴드로 대장천공을 봉합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15일 한 교수의 고무밴드 이용 대장천공 봉합술이 국제 학술지인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현재 대장 천공 시술은 구멍이 작고, 대장내 공간이 확보돼 있는 곳은 쇠 재질의 클립을 내시경에 장착해 봉합을 하고 있다.

굴곡이 심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을 클립을 이용해 시술할 경우 쇠 재질의 특성상 또 다른 천공을 유발할 수도 있고, 구멍이 일정 크기 이상일 경우 클립을 이용한 수술이 불가능해 개복을 한 뒤 구멍을 봉합해야 한다.

한 교수는 그러나 클립을 이용한 시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수술에 의한 합병증과 상처를 남기지 않고 완전하게 구멍을 봉합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한 교수는 지난해 9월과 11월 타 의료기관으로부터 71세의 남성과 56세의 여성 대장천공 환자의 봉합을 의뢰받고 클립을 이용한 봉합을 시도했지만 천공부위가 큰 탓에 실패했다.

이 같은 경우 개복수술로 지혈을 하게 되지만 한 교수는 정맥류 출혈의 지혈과 치질 수술 등에 사용되는 고무밴드를 이용해 천공부위를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치료법이 소개되자 국내 유명 병원에서도 시술방법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지난 3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연수강좌에서 소개되는 등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대장검사 관련 의료분쟁 실태조사 결과 내시경 검사도중 대장에 구멍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사의 부주의 때문이며, 환자가 내시경 검사 중 통증을 호소해도 계속 시술을 하거나 검사후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자세한 검진이나 관찰을 하지 않아 악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단순검진이나 조직검사를 목적으로 하는 진단내시경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며, 용종제거 등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내시경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그러나 내시경 시술 도중 대장에 구멍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도 지난 2003년부터 전국적으로 연간 평균 60여건으로 나타났다.

내시경 시술과정에서 대장천공을 확인한 경우는 단순봉합수술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천공을 인지하지 못하고 검사를 끝낸 경우에는 식사 등을 통해 복막염으로 확대돼 수술이 어려워지고, 인공항문 시술 등을 받아야 하는 등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

한 교수는 "접선 각도 등 때문에 클립을 이용한 봉합을 실패하고 난 뒤 내시경 앞에 장착한 고무밴드로 정맥류 출혈을 지혈하는 데 착안해 시술하게 됐다"며 "동료 의사들도 자세한 시술방법을 문의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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