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위기에서 기회로
고유가, 위기에서 기회로
  • 이재우 <에너지관리공단 충북지역센터장>
  • 승인 2011.04.0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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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재우 <에너지관리공단 충북지역센터장>

현재 세계경제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제유가가 30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으며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주력산업이 에너지다소비 산업이며,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작금의 고유가 상황이 매우 큰 위기일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말로 우리들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하는 때이며 더 이상 국제유가에 수동적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도록 강한 대응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정부는 지난달 국제유가가 100불 이상으로 계속 상회하자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국가 에너지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시키며 사실상 고유가 비상시국을 선포했다. '주의' 단계는 불요불급한 에너지 사용을 우선 제한하며 민간 부문의 동참을 유도하는 단계로, 이번 비상대책에는 야간 경관조명 소등, 공공부문 자동차 5부제,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의 냉난방설비 효율 점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고유가 대책의 충실한 이행 및 참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함과 동시에 우리는 '위기는 곧 기회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차분하고 냉정하게 우리의 고유가 대응체제를 점검하고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 더 나아가 고유가 등의 에너지 위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저소비형 사회, 녹색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그 시작과 기본은 국민 개개인과 산업체의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이다.

현재 일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유가 대책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각종 에너지절약 정책 및 프로그램들은 우리 모두의 동참 없이는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 우리의 손길이 냉난방 설비를 고효율 제품으로 바꾸고, 에너지효율 1등급 아파트를 주거공간으로 택하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쓰지 않는 조명을 끄게 될 때 우리는 고유가 위기를 넘어 녹색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모든 직장과 가정에서 녹색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라면, 이를 직접적으로 실천하는 주체는 결국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산업체에서 에너지 사용기기 및 설비의 효율을 개선하는 것도 낭비되는 에너지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길이다. '고유가 대응'은 국가 전체 에너지의 58%를 사용하는 산업부문이 선도적으로 나설 때에만 일회성 구호에서 탈피할 수 있다. 각 기업이 사업장에서의 에너지절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고효율 기기·설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등의 정부 제도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산업체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국가 경쟁력도 향상됨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번 고유가 사태를 위기에서 기회로 삼고자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에너지절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유도하고 나아가 녹색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에너지절약을 장려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에너지절약 1만 우수가구 선발대회'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 국민 대상의 에너지절약 아이디어 공모전인 '에너지절약 슈퍼스타' 등 국민 누구나 쉽게 동참하고 절약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로를 준비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부위정경(扶危定傾)이라는 말처럼, 이번 고유가 위기를 그간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사용했던 우리 모두의 그릇된 습관을 바로잡고 에너지저소비형 사회로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는 기회로 삼아야 된다.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에 동참한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큰 위기로만 보이는 고유가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함은 물론 자연스럽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고유가에 흔들리지 않는 녹색 선진국을 우리의 화합된 녹색시민의식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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