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사위일체(四位一體)
교육의 사위일체(四位一體)
  • 문종극 <편집국장>
  • 승인 2011.04.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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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의무교육 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전격 실시된 지난달 2일은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초·중학생 모두에게 급식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자랑스러운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충북도민들만 혜택을 보게 된 자긍(自矜)이기도 하다.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해 보면 이는 획기적인 정책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돈이 많은 부유층의 자녀에게까지 무상으로 급식을 해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스러운 의견을 내세우는 일각의 반대론자들도 있다.

이는 교육이 아닌 복지적 접근 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무교육 대상이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교육적인 정책이라고 보면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당연한 의무교육 혜택이 아직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것을 충북이 전국 최초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특정 선출직의 공약이행 정도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충북에서만큼은 점심 시간에 급식소가 아닌 수돗가 등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학생은 이제 없다.

충북지역의 결식아동으로 분류되는 1만6000여명의 학생들도 밥 먹는 시간만큼은 빈부 차이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평등해졌다.

그런 면에서 충북도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랑할 만한 획기적인 일대 사건()임에 틀림없다.

전국으로 확대된 훗날 의무교육의 무상급식 시발은 충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 속에서 전격 시행된 이 같은 초·중학생 모두에게 주어진 무상급식은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절대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교육은 교육청에서만 담당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전환시켜 주는 계기로도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충북지역 학생들의 성적 향상도가 전국 최상위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2011학년도 수능성적분석' 결과 충북지역 학생들의 수학능력시험성적 향상도가 전국 최상위를 차지했다.

충북 학생들의 성적 향상도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도교육청 측은 도내 인문계 고교 52곳 전체를 학력신장 우수교로 선정해 입시설명회, 대입 자료집 개발, 학력신장협의회 운영 등 학생들의 진학 지원에 진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은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또 청주, 충주, 제천 등 권역별로 묶어 수리 및 논술 심화학습을 운영하고 출제비율이 높은 EBS 연계 교육, 교실개방을 통한 자기주도학습 유도, 기숙사를 건립해 학력집중도를 높인 점, 고교 3학년 부장 등으로 구성된 충북진학협의회를 통한 대입 정보제공 등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은 뭐니뭐니 해도 일등공신은 역시 교육기관과 지자체의 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영역별 수능점수가 향상된 상위 30위 내에 충북에서 농산촌으로 분류되는 증평, 옥천, 영동, 괴산, 증평 등이 포함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도교육청은 도내 상당수 지자체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협의회를 구성, 대폭적인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시와의 교육 격차를 해소시키기 위해 유명 강사를 초빙, 특별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군 단위 학생들의 수능 점수를 향상시킨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육의 삼위일체(三位一體)는 학교·학부모·학생과 함께 지자체를 추가해 사위일체(四位一體)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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