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장기능을 유지하려면(상)
건강한 신장기능을 유지하려면(상)
  • 권순길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승인 2011.04.03 2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칼럼
권순길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충분한 수분섭취 최우선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으면 음식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환자분은 지금 어떤 병이고 치료는 어떻다는 설명을 하고 나면 꼭 음식은 무엇을 먹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음식들에도 이런 저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천연물에서 꼭 필요한 성분들만 추출하거나 특정 성분들을 합성하여 만든 약을 사용하고 있는 서양의학은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하지 않는다.

사실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기는 하나 한 가지 과일이나 채소에도 여러 성분들이 섞여 있는데 어떤 음식이 어떤 병에 좋다고 100% 증명하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현대의학에서는 염분, 기름기, 단 것 등 이것 저것 피해야 할 음식만 설명하고 먹으면 좋다는 음식이 없으니 환자들이 답답해 할 만도 하다. 오늘은 특별한 질병이 아닌, 건강한 상태의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였으나 역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더 많아 죄송한 생각이 든다.

신장은 우리 몸의 양 옆구리에서 등쪽으로 두 개가 붙어 있는 장기로 크기는 어른이 주먹을 쥐고 있는 것보다 조금 큰 정도이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는 노폐물을 소변의 형태로 내보내는 역할을 주로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하루에 약 180ℓ나 되는 혈액을 걸러 내야 한다.

건강한 신장 기능을 유지하려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것을 우선 권장한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드는데 노인들의 경우 조금 심하다 싶은 구토나 설사를 한 뒤에 응급실 등에서 혈액검사를 해 보면 일시적으로 신장 기능이 나빠져 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한마디로 신장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부족해져서 그런데 흔한 원인 중의 하나가 탈수이다.

심한 탈수는 신장으로 가는 혈액 순환을 감소시켜 신부전 상태를 만든다. 다시 말해서 평소에 신장으로 가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탈수를 피하고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하루 수분량은 최소한 2ℓ 이상인데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도 30%~90% 정도는 물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일정량의 수분은 공급이 되나 땀이나 구강을 통한 수분 손실이 항상 같이 있으므로 갈증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수분을 미리 섭취하여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수분을 너무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 안에 있는 염분 균형이 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과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피로감을 가져올 수 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야채 섭취를 권장하는 이유가 수분의 보충과도 관련된다. 채소에는 다량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단위 무게당 수분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채소도 많다. 채소를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수분이 보충될 뿐만 아니라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이 충족되어 몸의 노화와 성인병을 예방한다. 아이들에게도 과자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품들보다 과일을 충분히 섭취시키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이 보충된다는 것은 이미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신장 기능이 나빠지면 과일이나 채소를 반드시 피해야 하는데 과일이나 채소에 함유된 칼륨(K)이 몸에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는 소변량이 적을수록 위험성이 높다.

신장을 보호하려면 또한 과음을 해서는 안 되는데 그러한 이유 중에는 물론 간 손상이 가장 중요하지만 탈수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알코올 분해를 위해 수분이 많이 필요하게 되어 탈수 증상이 심해지며 앞서 언급한 대로 탈수가 심해지면 신장으로 가는 혈액이 부족하여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적당량의 음주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술은 되도록 피하고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