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주인, 학생이긴 한가?
학교의 주인, 학생이긴 한가?
  • 김금란 <교육문화부 차장>
  • 승인 2011.03.29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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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금란 <교육문화부 차장>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말한다. 학생을 중심으로 학생을 위해 학교 운영을 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육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학생의 의견보다는 교육당국이나 정책 입안자들의 입김에 따라 운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보은여고와 보은정보고의 통합에 대해 보은정보고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충북도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 이유로 보은지역 고등학교 통합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설문지에 통합대상으로 명시된 보은정보고 학생들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도교육청 계획은 두 학교를 통합하고 보은여고를 정보고로 이전해 내년부터 일반계 남녀공학으로 운영한 후 2014년 완전한 일반계고로 전환시킨다는 것인데, 정작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없어지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입생으로 학교 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학생들은 자신들을 끝으로 학교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결국, 학생들은 통합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정보고 폐교를 전제로 한 도교육청의 설문조사 중단과 공정한 설문항목과 방법제시를 요구했다.

청주대학교가 내년 폐과할 지리교육과의 신입생을 선발해 이 학과 학생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폐과를 결정했다면 학생을 선발하기 전 이 사실을 고지한 후 선택권을 부여했어야 한다. 주인이라고 말하는 학생이 단지 학교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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