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역사박물관
커뮤니케이션 역사박물관
  •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1.03.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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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최근 충북도가 '세계문자언어박물관'과 '언어비교·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이 청주에서 인쇄됐다는 점과 세종대왕이 청원군 초정약수에서 한글을 창제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고 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만, 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가칭 '커뮤니케이션 역사박물관' 건립을 주장해 왔습니다. 인류가 진화해 온 커뮤니케이션 역사 변천은 크게 ①말(言)의 사용 ②문자(文字) 발명 ③금속활자 발명 ④컴퓨터 발명으로 4단계 정보혁명과정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첨단 디지털시대를 이뤘습니다.

이처럼 세계적 미디어학자들의 구분에 따르면 언어문자박물관은 정보혁명 1,2단계에 국한되는 것입니다. 정작 '직지'로 상징되는 금속활자는 3단계로서 지난 천년 인류사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발전을 가져온 것이며,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지요. 4단계는 세계최고 수준의 IT강국 코리아를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핵심인 3,4단계 없이 1,2단계에 국한하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인류가 진화해 온 커뮤니케이션 발달과정 4단계를 단계별로 구성하여 제1언어관>에는 말의 기원, 말의 갈래, 말의 변천, 말의 생성 소멸, 그리고 그 가운데 한국말의 뿌리와 변천과정을 녹여내고, 제2문자관>은 문자의 기원인 부호, 그림문자에서부터 문자의 분류, 문자의 진화, 정보의 전달과 축적 등을 담되 '세계유일 문자 발명국' 조선의 훈민정음이 그 속에 자연스레 나타나게 합니다.

제3인쇄문화관>은 모든 기록물, 금속활자 이전 필사본부터 금석문, 목판인쇄, 그리고 최초의 활자개념인 중국의 교니활자(創案), 한국의 금속활자 발명(實用), 독일 구텐베르크의 산업화(汎用)의 의미를 함께 평가하는 과정 속에 '직지'가 자리하며, 정보의 대량 생산·보급과 이로 인한 미디어발달이 가져 온 사회변혁, 즉 서구의 문예부흥, 종교개혁, 산업혁명, 시민혁명을 나타내며, 멀티미디어의 어머니로서 금속활자의 의미를 담는 것입니다.

제4첨단미디어관>은 컴퓨터로 비롯된 인터넷, 멀티미디어, 디지털 시대를 구성하는 가운데 'IT강국 KOREA'를 각인토록 합니다. 그리고 제5관(미래관)에는 유비쿼터스, 스마트시대를 지향하는 미래 발전모습을 상상토록 꾸미는 것이죠. 각 단계별 전 세계 모든 자료를 집대성함으로써 세계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역사박물관을 직지의 고장에 세워 랜드마크로서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커뮤니케이션 역사박물관에 부설하여 '첨단 IT유통센터'를 건립, 상시적으로 전 세계 최첨단 IT 및 관련제품을 전시, 면세 판매하는 세계적 규모의 IT유통센터를 운영한다면 청주국제공항과 연계하여 전 세계시민들이 충북을 찾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반만년 역사와 뛰어난 문화전통 속에서 세계최고(世界最高) 세계유일(世界唯一)의 것을 꼽자면 '세계최초 금속활자발명국(고려)'과 '세계유일 문자발명국(조선)'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문화 아이콘입니다. 국가브랜드란 이런 것으로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언어문자박물관은 반쪽밖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고, 청주시가 짓고 있는 금속활자전수관도 단편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조성하기보다는 큰 구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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