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 전한 한국의 미용문화
네팔에 전한 한국의 미용문화
  •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 승인 2011.03.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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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원장의 미용칼럼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날이 어두워진 이른 저녁시간부터 전기가 나가고 나면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촛불을 밝히고 침침한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 그래서 일찍 잠을 자기도 하지만 아침시간의 출근 시간은 평균 10시라는 나라의 생활은 한국 70년대를 보는 듯하다. 또한 가지고 놀 놀이거리도 마땅치 않고 먹을 것도 부족한 나라의 실정은 옛날 한국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게 했다.

그런 후진국에 큰 희망을 주는 수호(守護) 천사와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해마다 어려운 나라를 방문하여 전시행사를 하면서 그들에게 문화를 알리고 또한 의식주 문제가 어려운 그들에게 여러 날 동안 머물면서 물질과 의료 등의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모 대학의 교수는 그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한국에서 7시간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네팔의 경제·문화적으로 낙후한 민족에게 미용에 관한 의식 수준을 기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섭외한 모델 32명에게 메이크업하고 옷을 입고 머리모양을 만들어 완성하는 데 4시간을 소요해도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음악에 맞춰 진행하는 일에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는 1800년부터 1900년까지 네팔 라나 수상 가문이 기거하며 일궜다는 돌로 만든 궁전으로 카투만두에서는 유명한 화인아트 장소였다. 건물 2층에서는 헤어쇼를 진행하고 3층에는 머리카락을 탈색하고 색을 입혀 완성한 공예 작품 30여개와 마네킹 모델에게 완성한 고전머리 7작품, 네일아트 10작품, 현대머리 20여 작품을 전시했다.

헤어 쇼를 진행하기 위한 식전행사는 네팔 방식으로 행해져 우리나라와 다르게 내빈들에게는 무늬가 그려진 노란색 천을 목에 걸어주며 환영했고 그 행사를 축복하기 위한 촛불을 밝히며 시작됐다.

쇼와 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은 일반인들도 많았지만 특히 정부의 주요 인사와 대사관 관계인사,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들과 봉사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들도 있었다.

참석한 사람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내빈은 네팔의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인 선발 대회에서 선발된 미혼 여성 미쓰 네팔이 바쁜 스케줄을 뒤로하고 참석해 축사를 하는데 18~20세가량 되어 보이는 어린 나이에 원고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능란한 화술과 카랑 카랑한 목소리, 그리고 외모에서 풍기는 자연스럽고 예쁜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소처럼 큰 눈에 2cm는 되어 보이는 속눈썹은 한국 사람의 모습과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도 큰 눈을 껌뻑이며 심취했고 신기한 전시물을 사진에 담아 남기기 위해 긴 속눈썹을 카메라 렌즈에 맞대며 사진 찍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 속에 한국의 80년대 미용기술을 회상해 보게 되었다. 1980년대 생각이 앞서는 미용인들은 가까운 일본을 비롯 선진국의 이론 및 실기가 정립된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궁색한 살림에 비싼 비행기 티켓을 마련하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느라 부단히도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배운 기술은 후학을 양성하는 큰 도움이 되어 지금 한국의 미용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위치에 있게 됨을 감사하며 네팔 사람들 기억에 지워도 지워지지 않을 한국 미용의 예술성을 보여 줬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그들에게 새로운 비전 제시가 되었으리라 믿으며 아울러 네팔 고아원생들을 위해 귀한 시간 공들여 봉사한 일을 감사하게 여긴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더 많은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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