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37>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3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2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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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
농사일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밭을 갈고 논을 가는 ‘쟁기 부리는 일’(쟁기질)이라고 할수 있다. ‘쟁기’는 술·성에·한마루를 삼각형 모양으로 맞춘 농기구로 마소에 끌려 논밭을 가는 농기구다.땅과 직접 맞닿은 부분에는 보통 보습(쇠날:삽 모양의 쇳조각)을 끼우고 소 목덜미에 ‘멍에’를 씌워 소의 힘으로 끌려 갈 때 양팔로 쟁기를 잡아 땅에 박히는 보습의 각도를 조절하면 땅이 파이게 된다.농사일에는 쟁기질이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따라서 농공사회에서 젊은 농부의 기술 척도는 밭갈고 논갈기 위해 소를 잘 부려 쟁기질 잘하는 사람을 꼽았다.쟁기질 솜씨는 밭이랑을 타는 것으로 평가되며, 60∼70년대 총각들은 쟁기를 잘 다룬다는 소문이 동네방네 나게 되면 큰 점수를 받아 부잣집 예쁜 규수와 혼인을 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일 잘하면 농사 잘지어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그래서 부잣집 농사일을 거들어 주는 머슴 중에도 쟁기질을 잘하면 새경(농가에서 1년 동안 일해준 대가로 주인이 머슴에게 주는 곡물이나 돈, 흔히 연말에 치름)을 많이 받았다. 또한 몸이 튼튼하고 일을 잘해도 쟁기질이 서툴면 상머슴에 뽑히지 못했다. 본래 ‘농사꾼’도 소 잘 다루고 농기구를 잘 쓸 줄 아는 젊은이를 ‘꾼’으로 여길 만큼 비중이 컸다.쟁기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농기구로 오래된 것은 기원전 3000년 것으로 판명된 황해도 지탄리에서 쟁기의 보습이 출토되므로 입증됐다. 쟁기는 미개인들이 돌을 다듬거나 나무로 만들어 쓰기 시작하여 쇠로 보습을 만들어 사용하기까지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쟁기의 핵은 보습이고, 땅을 파서 갈아 엎는 것은 밭농사나 논농사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다. 보습은 돌이 많은 비탈밭, 흙살이 좋은 평지밭과 논을 깊이 갈고 얕게 가는 쓰임과 필요에 따라 모양이 다르고 지방마다 형태 또한 다르다. 20세기로 접어들며 개량을 거듭했고, 형태와 크기도 달라져 과학영농에 큰몫을 해왔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쟁기는 8가지가 있고, 보습과 극젱이가 12종, 훌칭이가 10가지, 가대기가 5가지 등으로 기록됐다.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된 쟁기의 대표적인 것은 중부지방에서 음성 것을 꼽았고, 강원도 인제, 경북 성주·청송, 경남 남해, 전북 임실·완주, 황해도 신천, 평북 초산,평안 덕천, 함경도 삼수와 홍원 등 12곳이 꼽혔다.

소로 밭가는 일은 기능을 요하는 힘든일이므로 부리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작업량 또한 달라진다.

호리쟁기로 하루에 가는양을 하루가리, 이틀가리식으로 부르는데 논은 5000평, 밭은 4500평을 하루에 갈수 있다.

함경도 평안도 강원도 돌밭은 두마리 소에 쟁기를 메워 갈기도 한다.

/글 사진 김운기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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