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파장과 대응책
리비아 사태 파장과 대응책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3.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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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먼 나라 이야기만 같았던 중동 지역의 민주화혁명이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탈(?) 없이 마무리되느냐는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이는 불길이 사우디 아라비아나 쿠웨이트, 이란 등으로 옮겨 붙을 경우 세계 석유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석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경제 구조상 리비아 사태는 이처럼 중요하다.

더욱이 리비아는 지난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9개 현장에서 19억달러를 수주하며 해외 진출 국가 중 7위에 랭크돼 있는 국가다.

특히 현재 리비아에서 진행 중인 공사는 총 21개사, 90억달러 규모로, 이 중 시공잔액은 79억달러가량이다.

사태가 더욱 악화된다면 공사 진행은 물론, 공사대금 수령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리비아 국내상황이 내전으로 번지면서 현지 진출 기업뿐 아니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최근 리비아 수출기업 575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 111개사 중 35개사가 수출대금 220만 달러(약 24억6800만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역도 이런 피해에서 예외는 아니다. 수출제조업들의 경우 액수가 미미해 다행이지만 건설부문은 엄청나다.

지난 3년 동안 실적신고로 볼 때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공사를 해 온 원건설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원건설은 데르나시에 2000세대 빌라와 부대시설을 공사 중이었다. 공사대금만 4100억원으로 현재 65%의 공정을 마친 상태다.

또 지난해에는 인근 토브룩 지역에 주택 및 공공건물 등 도시기반 조성공사 1조원가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해외공사 수주는 충북지역 수출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원건설은 지난 2009년 리비아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무역의 날 30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지역 건설업체로는 그동안 전무했던 성과였다.

비좁은 지역건설시장에서 관급공사 위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업계 한계를 돌파하는 본보기가 됐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해외건설에 도전장을 냈던 원건설 입장에서 리비아사태는 천재지변과도 같았다.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은 더욱 컸다.

때마침 정부가 리비아로 수출을 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 및 건설업체 지원에 본격 나서기로 해 다행이다.

정부는 중소기업금융애로 상담센터를 통해 리비아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 및 중소건설업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관련업체에 대해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각 은행의 여신 만기 연장 및 신규여신 지원에 대한 협조 요청 공문 발송,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기존 여신 만기 연장 및 신규여신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지역신보가 보증 만기 연장 및 신규 보증을 지원하도록 했다. 국세청 역시 수출 및 건설관련 피해 기업에 대해 국세 납기연장 및 징수유예를 적극 실시해 자금경색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로 했다.

정부의 발빠른 대응에 해당 업계는 반기고 있다.

이제 은행들도 정부가 길을 터 놓은 만큼 지원에 따르는 책임소재를 떠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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