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1.03.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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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오늘은 서원대학교 개교 4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원학원 법인은 1954년 남문로1가에서 '신라여중'이라는 작은 학교로 출발해 1967년에는 대학을 설립, 산하에 각급 학교를 망라한 거대 사학으로 우뚝 섰습니다. 참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것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강기용 설립자 사후에 학원경영에 실패함으로써 새로운 재단영입을 둘러싸고 내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영입하는 재단마다 분란이 일고, 친재단파와 반재단파로 나뉘어 반목해 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까지 이어져 박인목 재단이사장이 퇴출되고 학원정상화를 위한 관선이사가 파견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에 대해 박근혜 의원이 "옳은 얘기지만,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며 나눴던 날선 대화를 기억하실 줄 압니다.

집안 식구끼리 다투는 일이야 비일비재하지요. 하지만 강도가 들어오거나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일단 집안싸움은 멈추고 강도를 막아내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이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지 못하면 그 집안 꼴은 �!� 것 아니겠습니까.

워낙 오랫동안 집안싸움이 그치지 않다 보니 식상한 동네사람들은 손사래를 치고 지역사회의 관심은 멀어져 서원학원사태를 바라보는 눈길은 싸늘합니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소모적 논쟁을 계속한다면 그야말로 구제불능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학내구성원 모두는 그동안에 있었던 재단영입의 실패사례에서 반성과 교훈을 찾아서 더 이상 되풀이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람된 말씀이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학교를 위한다면 개인의 욕심, 계파의 이익을 내세우기에 앞서 학원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구성원들이 함께 손을 맞잡아 힘을 모으고 머리를 맞대 지혜를 짜내야 합니다. 너무 단순하고 당연한 말을 하는 까닭을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누구랄 것 없이 내가 먼저 마음을 비우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나선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분 한 분 다 훌륭한 최고지성인이지만,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에 사로잡히면 별무소용입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 사학인 서원학원, 서원대학교의 파행은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난 일을 두고 시시콜콜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지난 세월이 너무 길고 복잡하게 엉켜있습니다. 지난날로부터 자유로울 분이 얼마나 될지 짐작키 어렵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무조건의 반성과 관용으로써 화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런 토대 위에 학원정상화, 재단영입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조속한 기일 내에 학원운영의 민주성을 담보하고 해묵은 부채청산은 물론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새 재단영입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학내 구성원의 총의에 따라 재단이 영입될 때 지역사회의 눈길도 다시 따사로워지고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서원대학교 개교 43주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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