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잃어버려… " 20대 3명 동반자살
"꿈 잃어버려… " 20대 3명 동반자살
  • 배훈식 기자
  • 승인 2011.02.21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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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복대동서 타다 남은 연탄·유서 발견
숨진 2명 미니홈피에 사건 예고 글 남겨

인터넷서 만나 대전·부산서 방문 가능성

중학생 시절부터 가출을 반복했던 20대가 미니홈피에 사건을 예고하는 글을 남긴 채 남성 2명과 함께 집단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 박모씨(26) 미니홈피에 "세상과의 싸움에 실패했다. 꿈마저 잃어버려 버틸 용기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21일 오전 5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에서 박모씨(26)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 방에서는 가스레인지 위에 타다 남은 연탄 2장과 유서, 3명 모두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작성한 각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사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12분 미니홈피에 "되풀이되고 반복되는 생활이 너무 힘들다. 아무런 미래도 없고 꿈마저 잃어버려 버틸 용기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씨는 이날 경찰에 신고한 여자친구 A씨(29)에게도 "힘들다, 살려달라"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학생 시절부터 가출을 반복하며 일정한 직업없이 홀로 지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자살한 김씨(21·대전 거주)의 미니홈피에는 지난 19일 밤 9시33분 "청주 연탄 동반자살 기사 뜨거든 난 줄 알고"라는 글이 발견됐다.

권모씨(27·부산 거주)는 현장에 남긴 유서에 "죽고 싶다"는 내용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에 미뤄 이들이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사전 계획 후 박씨 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주소지가 각각 청주와 대전, 부산인 점과 연령대가 다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박씨의 집에서 발견된 컴퓨터와 이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국내외 자살사이트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박씨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청주에 내려온 여자친구 A씨 신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했다. 여자친구 A씨는 이날 박씨 미니홈피 내용을 확인한 후 즉시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산에서도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30대 여성 2명과 20대 남성 1명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씨 등이 자살을 모의한 방법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사이버수사대를 통해 자살사이트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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