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산(臥牛山)을 지켜라
와우산(臥牛山)을 지켜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2.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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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와우산은 우암산의 본디 이름입니다. 와우산은 청주의 진산으로서 청주의 상징이며 청주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보고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와우산이 우암산으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제 국립청주박물관과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와우산 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한 해 두 기관은 와우산 공동조사협약을 맺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로서 와우산 학술조사보고서를 펴냈으며, 이번에 학술대회를 연 것입니다. 보고서는 와우산 명칭에 대한 논거와 개관을 시작으로 와우산의 역사 지리 풍속, 옛터와 삶의 흔적, 와우산토성 성곽, 민속신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량입니다.

김성명 청주박물관장에 의하면 와우산이란 명칭은 1750년대 해동지도를 비롯해서 1933년 조선환여승람(이병연)에 이르기까지 와우산으로 표기돼 왔는데, 그 이후 언제부터인가, 무슨 까닭에서인지, 우암산(牛岩山)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김 관장은 수만 년의 청주역사를 간직한 와우산의 본래 이름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거도 없이 바뀐 이름을 고집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죠. 추측건대 와우산이 우암산으로 바뀐 시점은 일제강점기 후기에서 광복 전후 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속리산 천황봉(天皇峰)을 본래대로 천왕봉(天王峰)으로 고친 것처럼 우암산도 와우산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토론하면서 느낀 점은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타임캡슐과도 같은 와우산을, 이제껏 왜 이렇게 방치해 두었느냐는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청주의 치소(治所)로서 와우산성을 꼽고 있습니다. 대부분 통일신라 이후 서원소경성(西原小京城)이 와우산성일 것으로 보는 것이죠. 고려 초에는 청주 나성을 쌓았다는 기록도 있지 않습니까. 와우산에서는 선사시대에서부터 거의 모든 시기의 유물이 발견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역사문화유적입니다. 와우산은 통일신라 그 이전부터 이 지역의 치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청주의 역사를 확인할 가장 중요한 유적으로서 청주읍성, 부모산성, 신봉동 일대 고분군 등 적잖지만 특히 와우산성은 청주의 핵심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와우산성을 비롯한 청주의 역사문화 유적은 정밀 발굴 조사와 복원이 이뤄져야 할 곳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와우산은 마냥 방치돼 왔습니다. 청주의 상징인 와우산 자락에 활터를 만들고 확장하면서 하마터면 와우산 토성을 파괴할 뻔했던 일이며, 최근에는 수동에서 용담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뚫는다고 절개식공법인지 뭔지 와우산 성벽을 파괴할 뻔했는데, 다행히 굴착식 터널 공법을 청주시가 받아들임으로써 아슬아슬하게 한 고비를 넘긴 일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번 와우산 학술조사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학술조사와 연구발표를 계기로 하여 와우산 명칭을 되찾는 일뿐만 아니라 와우산을 잘 보존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안은 국가유적으로 지정받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와우산은 조금씩 눈에 뜨이지 않는 것 같으나 점차 빠른 속도로 파먹혀 들어가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문화재 당국자에게 당부합니다. 충북도의 역량을 기울여 하루 빨리 사적 지정과 함께 구체적인 보존대책을 강구하며, 나아가 본격적으로 와우산성 연구계획을 수립 추진해 나아갈 것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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