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이라는 공주시장, 군림하는 계장
머슴이라는 공주시장, 군림하는 계장
  • 오정환 기자
  • 승인 2011.02.13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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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일언
지난 10일 공주시청 마케팅팀을 방문했다.

고맛나루 브랜드 홍보를 위해 공주시가 8000여만원을 투입해 구입한 LED 영상홍보차량이 청사 주차장에 방치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였다. 해당 부서장을 만나 인근의 부여군을 벤치마킹하면 좋을 듯싶다는 뜻도 전했다.

하지만 이 부서장은 한 달 전 부임했으나 부서 담당들의 업무보고가 없어 아직 영상 홍보차량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해명한 후 담당을 불렀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 위에 있는 사탕을 집어 한 움큼 입에 넣고 씹는 L담당(계장)에게 부서장이 "홍보차 관리 부서 소속이 어딘지, 또 관리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L씨는 이에 대해 "문제가 없는데 왜 그러냐"며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홍보차의 운영일지를 한번 봐도 되겠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L씨는 "운영일지를 보여줄 이유도 없고, 간부들이 알아서 하는 것을 왜 그러냐. 문제가 있으면 하고 싶은 대로 기사를 쓰면 될 거 아니냐"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공주시 공무원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았다. 기자의 취재에 대한 응대도 이 정도인데 일반 민원인일 경우는 어떨까. 상상이 간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항상 자신을 '머슴'이라고 칭하며 시민의 심부름꾼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말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 밑의 직원 태도를 보면 머슴이 아니라 시민들의 위에서 군림하는 것으로 보인다. L담당은 시장이 통솔하는 초급간부다. 그가 시민의 머슴이라고 하는 시장을 어떻게 볼까. 이날 그의 태도로만 보면 "웃기는 소리"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장은 머슴인데 담당(계장)은 군림하려는 공주시의 행정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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