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기반 붕괴… 서민 물가도 비상
축산업 기반 붕괴… 서민 물가도 비상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1.01.20 2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17만마리 매몰 공급량 감소… 축산물 가격 폭등 예상
구제역은 축산농가의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축산물 물가마저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충북도에 따르면 17만 마리(소 5388, 돼지 16만4677)가 넘는 가축이 구제역 감염이나 예방적 살처분 등으로 매몰(실적 81%)됐거나 매몰을 앞두고 있다.

도내 전체 소의 2.1%와 돼지의 28.5%가 한순간에 땅속으로 사라져버린 셈이다.

구제역 확산세가 주춤하는 것도 아니어서 매몰 가축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올해 충북의 양돈산업은 사실상 끝났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6개월 뒤 입식제한이 풀려도 충북의 축산업 규모가 원상태로 회복되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축산농민들이 재입식시기까지 버티지 못하고 줄도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매년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면서 이전의 사육규모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구제역이 주기적으로 발생할 대만의 축산업은 사실상 완전 몰락했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양돈 수출국가였던 대만에서는 1997년 3월 돼지 구제역이 처음 발생했다.

구제역이 통제불능 상태로 번지자, 대만은 전체 돼지 1068만 마리 가운데 385만 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다.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그러나 대만에선 그 후에도 계속 구제역이 발생했다.

백신을 맞은 돼지들에게 잠복해 있던 구제역이 당국의 감시가 소홀해질 때마다 다시 창궐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만은 1997년에 구제역으로 36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한 뒤 지금까지도 이전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가 적은 소 농장의 경우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젖소농장의 경우 살처분을 면했어도 계속되는 소독 등으로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출하마저 금지된 경우도 있어 축산농가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항생제 양돈을 실천하고 있는 다살림영농조합 이욱희 대표는 "향후 출하시기를 놓친 소와 돼지를 출하할 경우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시기를 놓친 가축에 들어간 사료비용을 포함하면 축산농가 대부분이 문을 닫을 처지"라고 우려했다.

축산물의 가격 폭등도 예상된다. 돼지고기는 벌써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우유는 생산량도 급감하고 있어 초등학교 등 학교가 개학하는 3월께 공급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구제역 확산에 따라 한우와 돼지가 도축조차 안 되고 이동이 제한되는 곳이 늘어나면서 공급량은 감소하고 산지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도축과 이동제한이 해제될 경우 현재 출하시기를 넘긴 가축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 일시적인 가격하락도 예상된다

이후에는 도축물량의 절대부족으로 축산물가격 고공행진이 불가피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