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재앙, 방역시스템 재정비 기회"
"구제역 재앙, 방역시스템 재정비 기회"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1.01.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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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다살림영농조합 이욱희 대표
"구제역으로 인해 피해가 축산농가에 한정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지만, 실상은 모든 국내 친환경농업과 연관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구제역 방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실한 방역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입니다."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다살림영농조합 이욱희 대표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더라도 모든 대책은 큰 재앙이 닥친 후에 마련된다. 이번 구제역 사태를 국가방역시스템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교적 규모가 큰 농장에서는 사료차를 반드시 소독하기 때문에 방역이 잘되는 편이지만, 소규모 농장에서는 방역과정없이 포대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각종 가축질병이 확산되는 경로가 된다. 하지만 이들을 통제관리하는 국가시스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산선진국인 덴마크를 모니터링하고, 자문료로 수십억원을 들이더라도 방역체계는 반드시 재정비돼야 한다. 이제는 축협이나 농협에서 (사료 등을 공급하는) 관리 농장에 대한 방역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축산업의 필요성을 친환경유기농업에서 찾았다.

산업화과정에서 수많은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경지가 산성화되면서 비로소 유기물(가축분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유기물은 농경지의 산성화를 막는 동시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농·축산물을 구매할 때 무조건 가격이 싼것만 찾는다. 그렇다보니 친환경 농·축산업은 꿈도 못 꾼다. 이래가지고서는 양과 싼가격으로 승부하는 수입축산물과 우리나라 친환경축산물과의 경쟁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이제는 소비자들이 싼가격만 찾을 게 아니라 친환경 농·축산물을 요구해야 된다. 그것만이 우리나라 농·축산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마디 던졌다.

그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외국 농·축산물을 사 먹을수록 외국에 있는 농가만 좋은 일 하는 것"이라며 "국내 관련 산업은 무너지고, 외국 농가는 그 수익을 바탕으로 또다시 확대생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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