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대재앙
구제역 대재앙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1.01.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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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살처분 및 매몰 가축의 규모는 4000여 농가 210만4000여 마리에 달하고, 피해액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충남·북도 이 같은 구제역 쓰나미에서 비껴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 대재앙으로 불리는 구제역도 그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충남·북의 발생지역 및 조치,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진단해 본다.

◈ 210만여마리 매몰·피해액 2조 훌쩍

발생건수 10일 이후 크게 … 진정국면

3000만명 대이동 설 명절·한파 '변수'

사상 최악의 사태로 기록된 구제역이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28일 발생 후 만 53일째 구제역이 끊이지 않으면서 2002년 발생한 역대 최장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건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 이달 초 하루 4~10건에 달하던 발생 건수는 10일 이후 크게 줄면서 구제역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추운 날씨와 인구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명절이 겹치면서 구제역이 재창궐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 발생충북 68곳, 충남 34곳

충북에서는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후 도내 전역으로 확산됐다.

20일 오전 현재 충북도내 구제역 발생지역은 7개 시·군 68곳으로 집계됐다. 도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23일 만에 충주 13곳, 제천 1곳, 청원 7곳, 증평 3곳, 진천 12곳, 괴산 12곳, 음성 20곳 등으로 늘었다.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의심신고는 45건에 이른다.

충남은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천안과 보령, 당진, 예산 등 4개 시·군에서 6차례에 걸쳐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대(발생지에서 반경 10) 안에서 발생한 것까지 포함하면 '구제역 양성'은 총 34건에 달한다.

◇ 조치매몰·예방백신 접종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매몰 살처분 작업과 예방백신 접종 등이 이뤄졌다.

충북에서는 136개 농장의 17만273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예방백신 접종은 100% 완료한 상태다. 접종대상 소와 종돈·모돈 34만4114마리(1만2705가구) 전체에 대한 접종은 마무리됐다.

충남은 살처분 전체 대상 16만9000마리 가운데 15만4000마리에 대해 살처분이 끝나 91%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예방접종은 78만3000마리의 우제류에 대해 접종을 모두 마쳤다.

충남도는 20일 구제역 차단방역을 위해 긴급방역비 72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도는 시·군비 50억원, 도 예비비 2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국비 43억원과 특별교부세 68여억원 등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14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 남은 변수 설·한파

앞으로 최대 고비는 설 연휴가 될 전망이다. 매년 설이나 추석 중 이동하는 인원이 전국적으로 2500만~3000만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 잠재적 전염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귀향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그래도 설은 설이다.

방역 당국은 설 연휴 동안 주요 역과 터미널 등에 방역 초소를 확대 설치키로 했다. 특히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귀성객에 대해 고향에 가더라도 축사 근처에 절대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날씨다. 충북도 관계자는 "영하 10도 내외의 한파가 지속되면 바이러스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면서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오면 소독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주 중반까지는 전국의 수은주가 영하에 머물 것이란 기상청 관측이 나온다.

방역 당국은 또 지난 18일 충남 예산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산과 맞닿은 홍성 지역은 소ㆍ돼지 사육두수가 50만마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축산지역이기 때문이다.

보령·당진·천안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마당에 예산마저 뚫려 완벽한 포위망이 형성되자, 이 일대에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3일 청원군 옥산면 금계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군 공무원과 축협 관계자 등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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