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고향을 찾아서 <14>
작가의 고향을 찾아서 <1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1.13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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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철 (충북 옥천)
방정환과 더불어 어린이 동요운동 선구
1923년 정병기·손진태 등과 색동회 창립
1929년 짝짜꿍·광복 후 졸업식노래 발표
2009년 옥천 문인 중심 기념사업회 발족

동요 '짝짜꿍'을 기억하시나요?

영상이 물밀듯 유입되며 더 이상 동요를 부르지 않는 시대라지만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하며 부르던 동요는 모르는 이가 없다. 국민동요라고 일컬을 만큼 대중적 코드를 갖고 있는 노래지만 누가 만들고 지었는지, 작가에 대한 조명은 거의 전무했다.

동요작가는 다름아닌 어린이 노래운동의 선구자 정순철씨다. 정순철 작가는 우리 고장 옥천 출신으로 방정환 선생과 더불어 어린이 동요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고향에서조차 잊히고 묻혀 있는 지역 작가 정순철은 2009년 도종환 시인과 옥천 문인을 중심으로 조명작업이 가사화되면서 정순철 기념사업회가 발족됐다.

그렇다면 노래로만 알려진 정순철 동요작가는 누구일까?

도종환 시인은 지난 1월 정순철 기념사업회가 옥천에서 연 세미나에서 '어린이 노래운동의 선구자, 정순철'의 출생과 성장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정순철(鄭淳哲)은 윤극영과 함께 우리나라 어린이 동요운동의 선구자이다. 정순철은 방정환 정병기 손진태 진장섭 고한승 강영호 조준기 등과 함께 색동회를 창립한 인물이다. 1929년 동요작곡집 갈닙피리를 발행하였으며 여기 수록되어 있는 우리 아기 행진곡 (뒤에 짝짜꿍 으로 제목이 바뀜)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부르던 동요이다. 광복 후에 그가 작곡한 졸업식노래 또한 학교를 다닌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다 불러본 노래이기도 하다. 정순철은 1930년대에는 정인섭 이헌구와 함께 녹양회(綠陽會)라는 동요동극 단체를 만들어 색동저고리 , 백설희 , 에밀레종 , 허수아비 등의 동극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방정환과 가깝게 지내며 초기 어린이 운동을 이끈 어린이운동, 동요운동의 선구자임에도 불구하고 6·25전쟁 중 납북되면서 이름과 행적이 매몰되고 만 인물이다.

<중략>

정순철이 방정환과 함께 어린이 운동단체인<색동회>를 창립하는 일에 참여한 것은 함께 일본 유학 중일 때인 1923년이었다. <색동회>는 1923년 3월 16일 발족하여 1923년 5월 1일 일본 도쿄에서 방정환을 중심으로 손진태· 정순철·고한승·진장섭·정병기·강영호·조준기 등이 창립하고, 뒤에 조재호·윤극영·최진순·마해송·정인섭·이헌구·윤석중 등이 가입하였다.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색동회는 1923년 3월 20일 아동잡지어린이 를 창간하였으며, 1923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하였다. 방정환과 함께 다니며 방정환은 이야기를 해 주고 정순철은 노래를 가르쳐주며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회 등의 행사를 한 것이다. 방정환의 아들 방운용 옹은 생전에 "방정환 있는 데 정순철 있고, 정순철 있는 데 방정환 있다. 정순철은 방정환의 그림자다" 이렇게 말했다고 정문화 옹은 전한다. 서로 친하게 어울려 지낸 일화는 여러 글에서 발견된다.

정순철 동요작가가 활동하던 1920년대를 역사적 관점으로 보면 우리나라 어린이 운동이 천도교의 어린이운동사상을 뿌리로 보고 있다. 이는 정순철 작가가 최시형의 둘째부인인 안동 김씨의 외손자였던 점과 손병희 선생의 사위였던 방정환 선생의 가계도를 근거로 하고 있다.

김양식 박사(충북개발연구원)는 "1920년대에 주로 천도교 관련 인사들로 추진된 어린이운동의 정신과 사상은 기본적으로 천도교, 즉 동학의 정신과 사상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천도교는 '어린이'를 새롭게 정의하고 어린이운동을 주도하였다. 그것이 가능하였던 것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내천사상과 평등주의적 인간관이었다"며 "천도교는 인간 안에 있는 완전성(內在神)에 도달하는 데에서 인내천에 이르는 길을 찾았는데, 그 완전성의 원형은 바로 '어린이'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의 마음 같은 노래를 지은 우리나라 동요 1세대 작가 정순철씨. 6·25전쟁으로 납북돼 생사를 알 수 없게 됐지만 정지용에 이어 옥천의 작가로 깊은 연구와 조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본다.

◈ 정순철(1901~납북 후 생사불명)은 누구

충북 옥천 출생. 일본 유학 동기인 소파 방정환 등과 함께 '색동회'를 조직, 수많은 동요를 작곡. 성신여고 교사 시절인 1950년 전쟁통에 납북돼 생사를 알 수 없다. 1929년 정순철동요작곡집 제1집 '갈닢피리'를 출간했다. 이 작곡집에는 <짝짜꿍>을 비롯해 <까치야>, <길 잃은 까마귀>, <여름비>, <봄>, <나뭇잎배>, <늙은 잠자리>, <물새>, <헌 모자>, <갈잎피리> 등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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