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만성장애인들을 위한 정신보건 사업
[사설] 만성장애인들을 위한 정신보건 사업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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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장애인들의 정신 건강. 이는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에게는 낯선 용어다.

비장애인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도마저 절대적으로 낮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장애인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들 만성장애인들이 자유의사를 가진 사회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자기결정권을 확보해야 할 독립적 인격체로서 겪는 아픔을 생각한다면 만성장애인들의 정신 건강은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열악하다고 보아야 한다.

사회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기능들이 선천적으로 손상을 입은 이들 만성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근하게 되는 물리적 환경에서 좌절감을 겪는다.

우리 사회에서 뿌리 깊은 인습적 편견과 차별에서 만성장애인들은 또 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정신 건강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단양군보건소가 저소득층 만성장애인들에 대한 정신보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16일 밝혔는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소득층 가구의 만성장애인들은 장애인이라는 부담에다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됨으로써 정신 건강이 황폐화하기 쉽다.

가족들이 충분히 관심을 갖고 돌보아주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열린사회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단양군 보건소는 이미 2001년부터 만성장애인들의 정신보건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이번에 밝힌 사업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저소득층 만성장애인들이 이 사업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저소득층 가구의 만성장애인들에게도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인지 능력을 키울 권리가 있다.

또한 개인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권리가 있다.

이들이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잃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인 지지체계와 과학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내어놓는 일은 장기적인 과제다.

이들의 정신보건사업 역시 장애인들의 자기 권리의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이들을 열악한 상태로 방치하면서 이들이 사회생활에서 적극적이기를 기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들이 이런 구조적인 어려움에서 일상을 반복하는 한 진정한 사회통합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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