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합심해서 극복해야
구제역 합심해서 극복해야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12.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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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세밑 구제역이 창궐하고 있다.

충북도 구제역의 높은 파고를 결국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충주에서 발견된 구제역 의심 소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조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충북도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구제역 발생 농가의 농장주가 '수의사'인 것으로 확인돼 구제역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도는 28일 오전부터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258마리를 살처분하기 시작한 데 이어 대대적인 차단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발생농가 반경 10km를 대상으로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강력한 이동 통제도 시작했다. 또 구제역 발생농가 반경 20를 관리지역으로 정해 공무원 등을 투입해 예찰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도내 56곳에서 운영 중이던 방역초소도 90여 곳으로 크게 늘렸다.

경북을 시작으로 강원도와 인천, 경기도에 이어 결국 충북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축산업 붕괴의 우려가 점차 현실화함에 따라 농가가 비탄에 빠졌다. 경기도에서는 구제역으로 키우던 젖소를 살처분한 40대 농장주가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당국의 대대적인 예방작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축산농가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충주의 구제역은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벌써 두 번째다. 당시에는 다행히 범국가적인 대처와 민관군의 철저한 방역활동으로 확산을 조기에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살처분이 사상 최대일 정도로 악화일로에 있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와 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가축에서 발생하며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겨 사료를 못 먹고 고열 등으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결국에는 죽게 되는 악성가축 전염병이다. 그 주된 전파경로는 사람이나 가축 또는 구제역 발생국에서 가져오는 불법 축산물 등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제역은 사람에게는 전혀 전염되지 않지만 축산업에서는 가장 위험한 가축질병 중 하나이다. 또 구제역 발생국의 축산물은 교역이 중지되는 등 세계 각국에서도 특별하게 관리되는 질병이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설계해야 할 한겨울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해 축산 농업인들은 지금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다.

충북은 그동안 AI청정지역으로 인식될 정도로 가축방역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나 일은 벌어졌다. 이제는 합심해서 이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축산농가는 방역의 최일선 당사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중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지금 전국적으로 구제역 박멸을 위한 소독활동이 전개 중이다. 지역을 다니다 보면 도로에 설치한 소독시설로 인한 교통체증이나 차량에 소독약을 뒤집어 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아야 한다. 특히 중국 등 상시 구제역 발생국은 야생동물이 곳곳에 구제역을 퍼트리고 있어 관광지라도 안심할 수 없다. 농촌에 거주하는 해외여행객은 공항에서 검역원에 신고하고 소독조치를 받고 귀가 후 신발과 의복을 즉시 세탁하고 5일간은 농가와 접촉해선 안 된다.

한 명의 조그마한 실수가 우리 농업과 국가에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니 국민 개개인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인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태풍·집중호우 등 각종 기상이변과 가축질병 발생까지 갈수록 농업농촌 환경은 힘들어지고 있다.

토끼의 해 신묘년을 앞두고 '똑똑한 토끼는 위기를 피할 수 있는 굴(은신처)을 세 개 가지고 있다'는 고사성어인 '교토삼굴(狡兎三窟)'이 생각난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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