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도시 충북, 늦지 않았다
창조도시 충북, 늦지 않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12.27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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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충북의 문화예술지표가 공개되었다. 지난 23일 충북문화예술포럼이 열린 세미나에서 전국의 문화 관련 자료가 세분화돼 공개된 것이다.

전국의 도를 비교한 문화 관련 예산과 정책, 시설 등이 수치로 보여지면서 충북은 제주를 제외하곤 그야말로 최하위권에 등록됐다.

그동안 충북 도세를 들먹일 때마다 듣던 이야기고, 문화도시를 이야기할 때 늘 열악하다고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열악의 정도에 문화예술인들 모두가 놀랐다.

7개 도 중에서 6등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것이 아니다. 세분화된 자료를 살펴보면 충북도의 문화정책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한눈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예산 비율을 등수로 기록해서 그렇지, 속을 들춰본 예산 비중은 타 지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저예산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타 지역과 예산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민망스러울 정도였다.

전국의 문화예술과의 비교는 차치하고라도 충북도 자체 예산의 분배만 보아도 문화정책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분명해진다.

충북도의 문화예술 관련 예산은 총 698억여원이었다. 이 중 새로운 문화정책을 만들고 연구하는 데 사용한 문화예술정책 개발 예산이 1억7천만원에 그친 데 반해, 국내·외 교류 사업에는 10억이 훌쩍 넘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시작하기보다, 쉽고 가시화되기 편리한 사업 지원에 예산을 수반했다는 반증이다.

발표자였던 류정아 연구원은 정책개발 예산과 교류 사업을 비교하며 밖으로 드러내는 데는 돈을 쓰면서 내실을 기하는 데는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반문은 매몰찼지만 옳은 지적이란 생각이다. 볼 곳이 없다, 갈 곳이 없다 하면서도 문화관광지를 벨트화하거나 발굴하는 작업에는 소홀히 했음을 단적으로 되짚어 주었다.

예산도 다다익선이지만, 예산이 적은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예산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책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의 지나친 편중은 결국 또 다른 분야에 의욕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충북도가 문화도시를 외치면서도 아직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사이, 문화예술정책의 패러다임은 창조도시로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세계도 유네스코의 이름을 빌려 창조도시로 운영되고 있고,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지자체도 창조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류 연구원은 "곳곳에 널려 있는 문화와 예술을 어떻게 창의적인 구상으로 콘텐츠화하는가가 바로 창조도시의 열쇠"라고 말한다. 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도 기반도 자원도 인력이란 단어 앞에도 창조라는 이름이 붙여져 불려질 창조도시는 결국 미래 문화예술의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아직도 우린 너무 먼 길을 앞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

충북문화예술포럼이 열린 날, 함께 자리한 충북의 문화예술인들은 그 심각성을 모두 절감했다. 충북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생생히 보고 들으며 자괴감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문화예술계의 열악성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타 지역보다 조금은 늦고, 예산은 부족하지만 인적 자원에서는 어느 지역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 힘을 규합해 새롭게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2011년, 문화예술인들이 멋지게 화합해 문화도시 충북, 창조도시 충북을 열어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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