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평화·사랑·화합' 불 밝힌다
성탄절 '평화·사랑·화합' 불 밝힌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2.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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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개신교·천주교 일제히 성탄예배·성축 미사 봉헌
충청권 대학생들 '몰래산타'로 변신… 소외 이웃에 사랑 전달

애기봉탑 7년 만에 점화… 서부전선에도 성탄절 분위기 물씬

성탄절날(25일) 충북도내 개신교회와 천주교 청주교구는 일제히 성탄예배와 성축 미사를 봉헌하며 온 누리에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넘쳐나길 기원할 예정이다. 대학생들도 독거노인과 조손 가정을 방문해 사랑을 전하는 깜짝 산타로 변신해 사회의 온정을 전하는 등 따듯한 성탄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애기봉 등탑이 7년 만에 점화돼 서부전선에도 성탄절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 개신교회의 성탄

천주교 청주교구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30분 청주 내덕동주교좌 성당에서 장봉훈 주교 집전으로 예수성탄대축일미사를 올린다.

장 주교는 성탄 담화문을 통해 이념과 세대 간의 갈등, 빈부격차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의 길을 모색해 사랑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장 주교는 "예수의 성탄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으로의 초대요, 인간을 존중하는 삶으로의 부르심"이라며 "올 한 해는 수십명의 고귀한 인명을 살상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행위는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 만행으로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고, 꿈많은 청소년의 자살, 인생의 원숙단계인 노인 자살, 탈북새터민에 대한 차별과 무관심, 낙태와 안락사 등 사회 일련의 사건과 현상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등 인간존엄성이 많이 무시됐다"고 밝혔다.

장 주교는 이어 "북한의 도발행위는 국민은 물론 인류사회에 불안을 증폭시켰고, 어떤 도발행위든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을 거스르는 범죄"라며 "이 땅에 평화를 지탱하는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지도자들이 사욕없이 봉사하고, 남북간, 정파간, 계층 간 관계개선을 위해 대화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주제일교회 등 도내 개신교회들은 25일 오전 11시 성탄축하예배를 갖는다. 이날 교회별로 크리스마스축하찬양, 유아세례, 견신례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종파를 초월한 화합의 미사도 이어진다. 성탄 전야인 24일 옥천 불교연합회장 혜철 스님(대성사)은 밤 9시 천주교 옥천성당을 방문해 신자들을 대상으로 법문을 할 예정이다.

혜철 스님은 같은 날 밤 11시엔 청주시온성교회(담임목사 고갑순)에서 전야 예배에 참석할 계획이다. 옥천 대성사는 2005년부터 매년 사찰 입구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게시해 종교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몰래산타로 사랑 전하는 대학생들

대전지역 대학생 200명은 24일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몰래 산타'로 나선다. 2010 사랑의 몰래산타 대전 준비위원회는 24일 오후 시청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가진뒤 산타복장을 하고 지역아동센터에서 추천받은 저소득층 75가구를 방문, 10세 이하 어린이 100명을 대상으로 케이크와 선물을 나눠주고 춤과 노래 공연도 선사할 예정이다.

청주권 대학생들도 성탄절 독거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산타로 변신한다. 전교조 충북지부 청주초등지회와 청주청년회, 청주·청원지역 대학생 등 200여명은 25일 오후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한 부모 가정 초등학생과 혼자 사는 노인 100~150명을 대상으로 '깜짝 선물'과 노래를 선사할 예정이다.

장우정씨(28·여)는 "형편이 어려워 우울하게 성탄일을 보낼 수도 있는 초등생과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달하고자 올해 여섯 번째로 '몰래 산타' 사업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 서부전선 애기봉 등탑 7년만에 재점등

올해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 등탑이 7년 만에 환하게 불을 밝혔다. 이곳은 북한지역과 불과 3 떨어져 있어 북한군의 타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애기봉 지역은 해병 2사단 소속 청룡부대가 관할하며 북한과의 거리가 짧아 불을 밝힌 등탑은 개성시에서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 성탄 트리가 처음 만들어졌고, 1971년 설치된 30m 높이의 등탑에 불을 밝히는 것에 대해 북한군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애기봉 등탑 점화도 중단됐다. 북한은 당시 남북장성급 회담에서 '애기봉의 철탑과 자유로의 차량 불빛이 북측을 가장 자극하고 있다'는 이유로 등탑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군은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 이후 대북 심리전을 재개한 상황에서 종교단체가 신청한 이번 점등행사를 막을 이유가 없어 허용키로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내년 4월 초파일에도 불교계에서 요청을 하면 점등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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