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음주요령
이상적인 음주요령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2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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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의 에세이
김우영 <소설가>

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술이란 음식은 우리와 함께해 왔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본의에 관계없이 술을 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건강도 도모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이것 또한 의문이다.

알코올이란 우리의 이런 의지를 아주 쉽게 공략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음주요령은 누구나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음주 전에는 우유나 치즈, 계란 같은 것을 먼저 먹어두는 것이 좋다. 기름기 없는 음식은 알코올 흡수를 늦추어 준다. 공복에 마시면 취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음주 중에는 술잔을 한 번에 다 비우지 말고 3분의 1 정도는 늘 남겨 놓는 게 좋다.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는 빈 술잔을 결코 보아 넘기지 않기 때문에 비우면 곧바로 술이 채워진다. 술잔을 비울 경우는 가급적 술잔이 두세 개씩 있는 사람한테 집중 공략하라. 그러면 그 사람으로부터 자신한테 돌아올 확률이 늦어지거나 적어진다. 술잔은 주량이 센 사람보다 약한 사람한테 권하라. 센 사람은 권하면 곧바로 자신한테 답례가 되기 때문으로 미안하지만 술을 못하는 사람한테 잔을 돌려주면 자신한테 돌아오는 횟수나 확률이 적어진다.

음주 중의 대화는 서로 민감한 화제(정치, 종교, 신상문제 등)는 피하고, 가급적 공감대 형성이 쉬운 화제(스포츠, 건강, 연예, 오락, 추억담 등)는 나누라고 했다. 또 지나치게 점잖을 빼면 곤란하니 적당히 분위기에 어울리고 부득이 자리를 뜰 경우 화장실을 가는 척하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빠져나오라. 그리고 전날 술좌석의 해프닝은 가급적 화제로 삼지 않는 것이 좋다.

음주 후 다음날의 속 풀이 한답시고 마시는 해장술은 금물이니 음식으로 숙취를 풀어내는 것이 좋다. 위와 장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신체를 정상적으로 회복시켜주는 계란죽이나 신선한 과일, 야채주스, 해장국, 북어국, 콩나물국도 좋다.

음주 후 곧바로 숙취를 푸는 비방은 없다. 다만 음식이나 민간요법으로 도와줄 수는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꿀물이나 설탕물 같은 당분을 섭취하면 알코올 분해 작용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시중에서 파는 술 깨는 약은 두통이나 속쓰림 숙취의 일반적 증상에 대한 대중요법제로 진통제, 위산분비억제제 등을 적당히 배합한 것일 뿐 특효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약의 오용, 남용을 금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민간요법으로는 오이, 참외 즙, 칡뿌리 즙, 연뿌리, 배추 즙, 녹두가루, 은행 등이 심한 숙취를 쉽게 푸는데, 이는 아스크로비나제라는 주독을 푸는 성분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셔서는 안 된다. 간이 알코올을 흡수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물을 마실 경우 물이 그대로 신장에 흘러들어 신장을 손상할 염려가 있다.

음주 중 좋은 안주는 생선회(넙치, 도미, 참치, 방어 등)와 튀김 류(오징어, 새우, 피망 등)와 장어구이, 생선건포, 무나물, 불고기, 생선구이, 나물무침(시금치, 쑥갓), 우엉조림, 조개류, 돼지고기, 두부조림, 생두부, 명란젓, 풋콩, 생선묵, 오이, 양파, 훈제연어 등이 좋다.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다. 술에 취하는 이유는 술보다도 마시는 사람에게 있다는 얘기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확실한 이상적인 음주 법은 적당히 마시고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항상 문제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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