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문건과 통일한국
비밀문건과 통일한국
  • 안병권 기자
  • 승인 2010.12.0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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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병권 부국장 (당진)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는 통일 한국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한파로 이 대통령의 국제 자문위원인 소르망 교수가 지난 6월 자신의 책 '원더풀 월드'의 번역 출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해 한 말이다.

그는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사태 이후를 논하는 자리에서 동북아 정세는 중국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또 아시아에서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잠재적 경쟁상대는 '통일 한국'이라고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중국은 앞으로 30~50년 뒤에 미국과 함께 세계의 양강 축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아시아 경쟁국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을 붙잡고 통일에 반대하는 것도 이런 기류가 작용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통일한국은 중국에게 버거운 존재라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점차 국력이 약해져 중국의 경쟁상대가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국내외에 이슈로 등장한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폭로 전문 사이트로 불리는 기밀문건 공개 위키리크스(www.wikileaks.org) 웹사이트에서 한·미 양국의 외교 문건을 포함한 미 정부 외교전문 25만건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이 문건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난 2월 "북한 정권이 붕괴됐을 때 한국 정부가 통일한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이 문서에는 중국 지도부도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 통일과 관련, 동아시아의 미 외교관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난에 점점 신물을 내고 있으며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통일을 위한 정부의 일련의 방침이 비밀문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비밀문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일 한국을 위해서 중국에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다.

소르망 교수의 주장대로 중국은 북한 붕괴로 인한 흡수 통일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곧 흡수 통일은 통일한국의 힘 못지 않게 미국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의 입지가 축소되기 때문에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또한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큰 비용과 인력운용에서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만 한다.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주석이 "13억 인민도 굶지 않는데 2000만 주민을 못 먹여살리느냐"고 힐난했다는 소식은 중국의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혈맹관계인 북·중 사이에 점차 균열의 조짐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이 발언 역시'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조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원조교제 관계가 이를 입증한다. 중국이 비밀문건 공개에 대해 북·중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함정으로 규정한 것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접근해야 한다. 통일 이후 무역과 기타 협력을 위해서 중국과 경제적인 논의는 가능하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서 다른 국가에 경제적 인센티브, 그 무엇이라도 내밀어 남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 남의 힘을 빌려 설령 통일을 이룬다 해도 그것은 완전한 통일이 될 수 없다.

1334년 전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국통일에 성공했지만 자주통일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이 통일한국의 좋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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