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새주인찾기
하이닉스의 새주인찾기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12.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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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현대건설이 극적으로 현대그룹의 품에 안기게 됐다.

곧바로 증권가에서는 무리한 인수자금 조달로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있다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수자인 현대그룹은 이런 사태는 결코 없을 것이라며 회사 비전을 발표하고 세계 5위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맞섰다. 그럼에도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갈등은 법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매각 후폭풍에도 일단 주인 찾기에 성공한 현대건설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하다. 눈을 우리지역으로 돌리면 걱정이 태산이다. 매물로 나와 있는 또 다른 현대그룹 회사였던 하이닉스 반도체의 향방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현재 하이닉스는 운영자금 부담 등에 따라 LG전자 등 잠재 인수 후보군들이 인수를 꺼리고 있어 상당 기간 하이닉스 매각이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최근 분석자료를 보면 하이닉스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기업 규모 17위로 현대건설(23위)보다 더 크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1조450억원, 3분기 1조11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하이닉스 지분 보유 현황은 재무적 투자자(FI)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08%)을 제외하고 정책금융공사(5.5%), 외환은행(3.42%), 우리은행(3.34%), 신한은행(2.54%) 등 순이다.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채권단 지분은 2조원(전체 지분 중 15%) 정도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경기 변동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업종상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2008년 연간 영업 적자는 1조92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생산 라인을 하나 증설하는 데만 2조원 이상 들어간다. 인수 비용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독배'를 쉽게 집어들 기업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시장에서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기업은 LG전자였다. 지난 9월 오너가 출신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수장에 오르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 부회장은 구 LG반도체 대표로 재직하기도 했다. 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구 부회장 역시 최근 "하이닉스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면서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닉스 주인찾기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하고 하이닉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정책금융공사(총지분율 5.5%)의 유재한 사장이 "올 연말까지 채권단이 중심이 돼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아보고 연말 이후엔 사모펀드(PEF)를 통해 하이닉스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최근 발언이 걸린다.

과연 사모펀드를 통한 매각이 바람직한지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펀드 구성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주인도 모호하다. 이후 '먹튀'논란도 빚어진다. 이런 지지부진한 과정 속에 지역민들의 마음 또한 안타깝다. 하이닉스와 동고동락했던 그동안의 시간이 억울해서일 것이다.

빅딜과정과 회사존폐까지 내몰렸던 매각 위기까지 지역은 함께했다. 또 M11공장 유치 등 거의 10년 이상 하이닉스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은 남달랐다. 이제 주인을 찾아 지역을 한번 돌아볼 때가 된 것이다.

이번 겨울은 하이닉스 구성원들과 지역이 새주인 찾기에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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