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복합문화센터 유치에 힘을 쏟자
청주복합문화센터 유치에 힘을 쏟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11.30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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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청주시가 사직동 옛 국정원 부지에 청주복합문화센터 설립이 추진 중이다. 센터의 주요 시설로는 시립미술관과 역사박물관, 생활체육시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청주시가 2009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 신청을 낸 뒤 2년 만에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년이란 시간을 거치고도 복합문화센터 건립은 아직도 난항 중이다. 각계의 요구가 커지면서 그동안 센터에 대한 이견들이 돌출됐다.

미술 관계자들은 이왕이면 미술관 전용으로 설립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고, 역사박물관에 대해선 미술관과 연관이 없다며 설립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타 시·군의 예를 들며 지역성을 찾기 위해 역사박물관 설립을 주장하는 이도 있고, 미흡한 전시장 상황에선 미술관 건립을 서둘러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운영비를 걱정하는 이도 있고, 접근성이 더 좋은 부지를 선정하라는 요구도 있다. '복합'이란 말처럼 요구도 건의도 복합적으로 전개되면서 센터 설립이 난항을 거듭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시의회 의원들이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 재정문제를 거론하며 신중하길 권고하기도 했다.

또 청주·청원 통합 후 활용방안을 검토해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청주시는 지난 회기에 의결된 내용이라며 추진에 강력한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여기 저기서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다양한 가치 존중을 인정하다가도,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때도 있다.

또 의견수렴이란 형태가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자, 발목을 잡는 한계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요구사항이 많을수록 사업 주관처인 청주시는 다급할 수밖에 없다. 올해 안으로 사업 고시가 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될 수밖에 없는 데다, 국고와 지방비를 포함해 1500억원이 투입될 사업임을 감안하면 지역의 매리트상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문화 현장에서 바라본 복합문화센터 건립은 관련자들의 이해를 떠나 호기란 생각이다. 지역의 부족한 문화자원을 생각하면 이번 사업은 청주시가 큰 자원을 얻는 셈이다. 미술관이나 역사박물관 설립은 관련 분야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고, 청주 시민들 역시 문화도시로의 시설물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다.

운영비가 문제가 되겠지만 청주시는 임대료와 민간투자, 지방비로 충당하면 무리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고 보면 복합문화센터 설립이 가져올 이점이 더 많다고 본다.

시립미술관이 없는 도시가 어디 있냐고 탓하기에 앞서, 역사박물관이 없는 지자체가 어디 있냐고 하기에 앞서 청주와 문화도시라는 틀에서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발등을 볼 것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문화도시 청주를 계획하고 판을 짜야 할 때다. 힘을 합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청주의 문화도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미온적인 태도로 자기 분야만을 고집한다면 사업 자체도 의미가 없어진다.

일단 유치하자. 유치한 뒤 복합문화센터의 각 기능에 맞게 동선과 공간을 배치하고, 각 시설물에 맞는 내용물을 잘 담는 데 최선을 다하자.

유치하냐 마냐가 논의의 본질이 아니라, 잘 만들어 보는 데 합의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아울러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권위적인 옛 국정원의 높은 담벼락도 사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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