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청주공항 전철 연장노선 갈등 해법
천안~청주공항 전철 연장노선 갈등 해법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0.11.29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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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천안)

연간 315만명 여객 처리능력의 국내 국제공항의 한 해 동안 국제선 여객 수가 달랑 500명인 적이 있었다. 1997년 개항한 청주공항 얘기다. 751억원을 들여 5년간의 공사 끝에 문을 연 청주공항은 4월 개항 후 6개월이 지나면서 IMF사태를 맞았다

당시 취항한 국제노선은 오사카, 나고야, 괌 등 4개 노선.

첫해 국제노선의 총이용 여객 수는 6196명이었다. 왕복으로 치자면 한 해에 고작 3000명이 이용한 셈이다. 이듬해는 처참할 정도였다. 1998년 국제선 여객 수는 도착 여객 126명, 출발여객 396명을 합쳐 522명이었다. 한 해 동안 32편의 비행기가 취항했으니 비행기 1대가 16명만을 태우고 날아다녔다. 승객보다 승무원 수가 많은 때도 있었다.

항공사들은 기름 값은커녕 인건비도 챙기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적자가 누적된 항공사들이 국제선 대부분을 폐쇄했다. 초기 5년간 연간 평균 여객 수가 40만명에 못 미쳤고 가동률은 20%를 밑돌면서 동네공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경기회복과 함께 2007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회생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선 정기노선이 전무했던 때도 있었으나 올해 오사카, 방콕 정기 노선이 신설되고 중국 직항 전세기 노선이 취항하면서 부정기 노선을 합쳐 10개 이상의 국제선이 운항되고 있다.

올해 들어 월간 여객 수가 평균 10만명대를 유지, 연간 최대규모인 13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기도 하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해결할 게 많다. 가동률이 30%대에 머무는 적자공항이라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물류 허브 공항으로의 육성, 주변 교통여건 개선을 통한 여객 유인책 등 과제가 산더미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라는 숙제는 당연히 여객 수와 물동량의 증가가 해법이다. 이용객이 많고, 실어나를 화물이 많으면 자연스레 공항은 북적거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다음 달 중 천안~청주공항 간 수도권 전철 노선 연장 사업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주관 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다음 달 최종 노선까지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요즘 노선안을 놓고 주변 지자체 간 견해가 충돌하고 있다. 기존 경부선 철도의 활용을 주장하는 연기군과 청주시, 직선 신설노선을 주장하는 천안시가 대립하는 구도다. 천안시는 최대 실수요자인 천안·아산권, 경기 남부권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소요시간이 16분이 단축되는 직선노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연기군은 기존 노선의 활용으로 인한 예산의 절감, 세종시·대덕특구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면에는 전철노선 유치가 미치는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고려한 이해타산도 작용하고 있다. 청주시도 표면적으로는 기존 경부선 활용을 지지하고 있지만 실상 오창, 옥산 등 북부권 청원 일부 지역은 직선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입장을 최종 정리해야 할 충북도가 난감한 상황이다.

여기서 정부의 2020년 국가 광역철도망 기본계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천안과 병천, 오창, 청주공항, 경북 문경을 잇는 국토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중부내륙 철도망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를 앞당겨 이번 기회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어떨까. 모로 가도 청주공항만 가면 되는 거 아닌가. 두 노선 다 전철도 지나가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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