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은 '塔' 글자는 '碑'
모양은 '塔' 글자는 '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1.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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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청주중 기념탑 가보니
1929년 11월3일 항일 운동을 위해 목숨 걸고 뛰어든 충북 학생의 애국 정신을 기리는 기념탑이 청주중학교(당시 청주고보)에 설치돼 있지만 탑 중앙에는 탑이 아닌 비(碑)로 새겨져 있어 건축학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주중학교에 설치된 10여m 높이의 탑 정면에 '抗日學生 義擧 紀念碑'아홉 글자가 새겨져 있다.

탑이 중건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학교 관계자들조차 어떤 이유로 탑이 세워져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사전적 의미로 탑(塔)은, 뾰족하게 높이 세운 건축물을 뜻하며 단층 또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 기념물을 의미하며, 비(碑)는, 어떤 인물이나 사적(事蹟)을 기념하기 위해 돌·목재·철재·도기 등에 글자를 새겨 세워놓은 기념물을 뜻한다.

건축학적 측면에서 탑은 바닥 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물을 의미한다. 반면 비는 맨 아래에 반석(盤石), 그 위에 비신(碑身), 맨 위에 지붕 모양의 가첨석을 올린다.

학교 측에서는 비로 새겨진 글자를 고치고 싶어도 동문회에서 추진한 사업의 경우 동문회 절차가 요구되는 등 글자 한 자를 고치기도 쉽지 않다. 또한 학교 내 조형물의 경우 시·도 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없어 학교 예산으로 집행할 수밖에 없다.

이 학교 관계자는 "동문회가 추진한 조형물은 학교에서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고, 학교에서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한 탑에 새겨진 글자를 고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건축학 박사는 "탑과 비는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다른 만큼 학교에서 탑의 상징성, 역사성, 교육성 등을 고려해 시·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글자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중학교 기념탑 왼쪽에 세워진 비문 뒤에는 1929년 당시 청주고보(현 청주중, 청주고) 학생으로 항일 학생 의거 주도자 이인걸 등 6명과 박인석 등 참가자 137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탑은 1971년 2월 건립돼 1997년 2월 중건됐다.

충북에는 청주중학교와 청주농업고등학교 등 2곳에 목숨 걸고 뛰어든 학생들의 애국 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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