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은 아이일수록 공부를 잘하는 것 같은데, 왜 우리 애는 책읽는 것은 싫어하는 지 모르겠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자녀 손잡고 책이라도 읽어주려고 하면 금방 지루해 하기 일쑤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 소개된 이임숙 맑은 숲 아동청소년상담센터소장이 제시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적어본다.

◇ 책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책이 재미있고 책과 함께 하면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들면 된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책읽기에 학습이라는 목적을 슬며시 끼워 넣기 때문이다. 엄마는 책을 읽은 아이가 내용을 잘 기억하길 바라게 되고 얼마나 기억하는 지 질문하게 된다.

그런데 이 질문이라는 것이 시험과 같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엄마가 정답게 안아주며 책을 읽어 주길래 행복한 마음에 기꺼이 책을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는지 질문하기 시작한다. 아직 시험이라는 단어를 배우지 않은 유아기의 아이들도 엄마의 질문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틀릴까봐 불안에 떨게 한다는 것을 금방 배우게 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이제 엄마가 책을 읽어준다고 해도 왠지 즐겁지 않다. 마음이 불편해 진 것이다. 좀 심하게 당한 아이라면 이제 책이라면 집어던지고 싶어진다.

◇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줄까?

아이가 책에 관심이 없고 딴 짓을 할 때는 억지로 아이에게 책을 보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엄마는 책을 읽어주려는 마음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책이 방해꾼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원인, 자신이 혼나게 되는 원인으로 생각된다면 책에서는 멀어지게 될 뿐이다.

아이의 관심을 책으로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혼자서 즐겁게 큰소리로 읽는 것이다.

"넌 하고 싶은 거 해. 엄마는 책 읽을 게." 라고 말한 뒤 아이가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소리 내어 읽으면 된다.

엄마가 신나는 목소리로 '야 재미있다. 이건 왜 이렇지?' 같은 추임새를 넣어가며 읽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하는 행동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엄마가 큰소리로 재미있게 읽는 것이 무언인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될 땐 "이것 봐 이주인공이 너무 불쌍하지?" 혹은 "정말 재미있겠다."등과 같이 곧바로 책이야기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공연히 '처음부터 보지 그랬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러 왔구나.'같은 말을 하게 되면 모처럼 생긴 책에 대한 호기심을 금방 사라질 수도 있다.

◇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독서교육

독서 교육은 꼭 필요하다. 그런데 독서교육을 전문적인 지도를 받아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유아기의 독서교육은 어린 시절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유아기의 아이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는 만들기, 그리기, 상상놀이, 몸으로 뛰어놀기이다. 이런 놀이 활동을 책의 내용과 연결시키기만 하면 된다.

놀이가 곧 교육이니 즐거운 놀이만이 유아기의 독서교육의 핵심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놀기만 하고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책으로 놀 줄 아는 아이는 내용에 대해서도 더 잘 기억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즐거움의 과정에서 두뇌활동도 원활하게 이루어져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놀이를 통한 독서교육은 아이가 자신만이 가지게 되는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과 다양한 창의력을 발전시킨다.

그러니 가르친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줄까 어떻게 즐겁게 놀 수 있을까?' 로 마음가짐을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마다 개성이 다르니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그림을 통해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말하기를,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만들기 활동을, 몸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몸으로 하는 주인공 놀이를 통해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