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꽃핀 사랑
교도소서 꽃핀 사랑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1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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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도소 장기수 10년 옥바라지 여성과 결혼
애절한 사연 연극으로 제작… 교정의 밤서 선봬

교도소 장기수와 10여년 동안 옥바라지를 해 온 여성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청주교도소(소장 김재곤)는14일 청주교구청에서 요셉 신부의 주례로 청주교도소에 수용 중인 A씨(45)가 B씨(38)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1992년. B씨의 모습에 첫눈에 반한 A씨는 여러 차례 구애 끝에 B씨와 연인사이가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2년 뒤 큰 암초를 만난다. A씨가 친구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며 1994년 10월 강도살인죄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된다.

기약 없는 수감생활에 A씨는 "언제 출소할지 모르는 나를 기다리지 말고 이제 그만 너의 인생을 위해 떠나라"며 B씨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A씨와 헤어질 수 없었던 B씨는 A씨에게 끊임 없이 편지를 보냈고, 주말마다 3~4 시간 거리를 찾아 옥바라지를 했다.

3년 전에는 아예 청주로 이사를 했고, 2008년 3월에는 부모님을 설득해 혼인신고까지 하며 A씨와의 사랑을 지켰다. 이들의 애절한 사랑은 교도소 관계자와 교정목사에게 알려졌고, 연극 '섬에서 핀 꽃'으로 만들어져 지난 8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의 밤'에서 소개돼 감동을 전했다.

결혼식을 올린 뒤 이들은 교도소의 배려로 4박5일 동안 신혼 여행도 갈 수 있게 됐다. A씨는 신혼 여행 뒤 다시 교도소로 돌아와야 하지만 다행히 5년 전 징역 20년형으로 감형돼 조금 더 수감생활을 하면 B씨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청주교도소 김재곤 소장은 '물질만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준 두 사람의 사랑이 지속될 수 있도록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도와주기를 바란다'며 '결혼하는 신랑신부에게 행복과 사랑이 언제나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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