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과 타블로
최진실과 타블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0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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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오창근 <칼럼니스트>

며칠 전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여배우 고 최진실의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밝고 상큼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버렸을 때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하며 한편으로는 '베르테르' 효과로 인한 모방범죄가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2년 전 그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괴소문이 유포되고 그것을 괴로워한 고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익명성을 전제로 대중에게 노출된 공인을 확정적 증거도 없이 일단 파렴치범으로 몰아붙이고, 검증되지 않는 무분별한 추측성 의혹 제기와 끝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비난 댓글이 부른 비극이다.

연이은 연예인의 자살이 줄을 잇던 터라 그의 죽음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에 가담했던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그간 무분별하게 자행된 인터넷 여론을 자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 우리 사회는 또 한 명의 연예인을 놓고 인터넷 여론이 갖는 문제점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그간 타블로라는 가수의 학력을 놓고 첨예하게 인터넷상에서 설전을 벌이던 문제를 MBC에서 다뤄 적극적으로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을 나와 오프라인에서 그 문제를 다루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갈등이 단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번져 있는 불신과 대립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의 방송 내용을 보면 당사자를 데리고 직접 모교를 방문하고 성적 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를 발급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그를 기억하는 동문과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명확히 그 학교 졸업생임을 보여주지만, 방송이 나간 후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불신과 맹목적인 추종의 끝이 어디인가를 보여 주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인터넷 여론의 시작은 신문이나 방송 잡지 등 활자 매체나 전파방송 등의 다양한 대중매체에 대한 건전한 비판에서 출발한다.

각종 매체에 보도된 기사에 대해 비판적 시각의 의견을 달고 언론 보도의 선정성이나 수준미달의 기사 혹은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기사에 대해 비판적인 댓글을 통해 오보를 바로잡는 순기능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칫 주관적인 의견이 인신공격이나 논점을 벗어난 비난으로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 왜곡된 정보는 여러 사람을 거쳐 네티즌의 '표적물'이 된다. 거기에 인터넷에 노출된 개인 정보는 급속히 확대되어 피해 당사자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신적 피해를 보게 된다. 과거에 보면 00녀로 불리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되고 그들을 비꼰 합성 사진이나 플래시 무비, 동영상 등의 패러디 저작물이 생산, 유포되었다.

반면에 인터넷 여론이 사회적 약자들의 '신문고' 역할을 하는 예도 있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묻힐 뻔한 사건이 네티즌들의 노력으로 쟁점화되고, 잊히기 쉬운 시민의 선행이 밝혀져 사람 사는 세상임을 증명해 주기도 한다. 이렇듯 네티즌들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자유로운 의견의 공간은 인터넷이 준 커다란 혜택이다. 그러나 익명성에 가려 사회적 윤리와 무책임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 사고가 결여된 맹목적인 추종과 무조건 싫다는 비이성의 논리가 판치는 현 사태를 심각하게 돌아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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