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인정해야 상생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해야 상생할 수 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0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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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즘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조심스럽다. 가까운 관계이면서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 '모'아니면 '도'식의 극단적인 결론이 나야 대화가 끝나는 데다, 만남 자체를 피하기도 어려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지인들을 만나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대화중에 한 명이 천안함 사태 얘기를 꺼냈다.

그 사람의 성향을 알고 있어 대화를 피하려 했으나, 얼굴을 보며 의견을 물어 무반응으로 일관할 수도 없고, 무조건 '그렇다.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고 입장이 난처했었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서로 마음만 상한 상태로 자리를 파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늘 견해가 같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생각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견해를 언급하되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기를 바라지 말자는 것이다.

바람직한 대처방법은 예민한 이슈거리는 가급적 대화소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래야 서로 부담이 없다고 본다.

얼마 전 시골을 다녀오는 길에 문뜩 군복무시절 생각이 났다.

그중에서도 체육대회나 훈련 후 했던 부대회식이 떠올랐다.

그 당시만 해도 회식하면 막걸리에 돼지고기 안주가 주 메뉴였다.

지금도 어쩌다 같은 세대 남자 지인들을 만나면 '언제 막걸리 한잔 하자'는 말이 보편적인 인사말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세대들에게 막걸리와 돼지고기 안주는 강한 추억거리로 각인된 듯싶다.

하여 옆자리에 동승한 아들(얼마 전 전역 후 대학에 복학)에게 '요즘에도 부대에서 회식할 때 막걸리에 돼지고기 안주를 많이 먹느냐'고 물었더니, 잘 안 먹는단다. 피자, 통닭에 맥주가 주 메뉴가 됐단다.

요즘 세대는 분명 우리세대와 많이 다르다.

이것은 한 사례일 뿐이다. 많은 것이 다르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 봤다. 80년대에 군복무를 했던 50대들, 그중에서도 각계각층에서 현직에 남아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이들은 부하들과 회식을 한다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할까 하는 생각 말이다.

만약 자신의 입맛, 취향대로 '막걸리에 돼지고기 안주'로 회식을 강요한다면 부하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십중팔구 회식을 기피하거나 마지못해 참석하는 현상이 표출될 것이다.

함께하고 싶은 리더가 아니라 피하고 싶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내가 아닌 부하들의 입맛을 먼저 이해하고 우선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

회식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래야 할 것이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쌍둥이 형제까지도 말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가치관, 경험이나 지식 등 모두가 그렇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세상과 사물을 보는 눈, 패러다임도 다를 수 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인정해야 한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모습과 생각, 말과 행동 등 모든 것을 말이다.

가정도 사회도 기업도 정치도 모두가 그래야 한다.

물론 함께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핵심가치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편해질 수 있고,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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