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때릴 수도
말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때릴 수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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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말(言)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지도층 인사가 많다. 강모 국회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닌가 한다. 여대생을 상대로 한 성희롱이 도화선이 됐다. 물론 보다 정확한 진위는 더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동석자 대부분이 '그렇게 들었고 느꼈다'는데 말이다.

강 의원은 성희롱 사실을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반복하며 오리발만 내밀 때가 아니라고 본다. 말은 말(馬)이 되어 천리를 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후폭풍도 커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발언인 데다 고위층이라는 신분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말 재주만 부리다가 결국 상처만 더욱 깊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말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오는 법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는 비수가 되어 다시 돌아와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강 의원의 상황이 꼭 그런 꼴이 아닌가 한다. 물론 강 의원의 문제발언은 듣는 사람에 따라 '생각 없이 내뱉은 말, 웃어보자고 그냥 해본 말'로 가볍게 넘길 수도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말 한마디에 발목 잡혀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다른 듯싶다. 상대가 어린 여학생들인 데다, 강 의원의 신분이 법을 잘 아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도층 인사이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말은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잘해야 한다.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듣고 이해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행은 그것이 비록 무의식적인 것일지라도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생각이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생각은 말과 행동을 낳는다는 얘기다. 강 의원이 '본의가 아니었다'고 변명하며 부메랑을 피하기가 힘든 이유가 아닐까 한다.

사람들은 흔히 '글보다 말이 쉽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말은 쉬운 만큼 무섭고 경솔할 수 있고 실수도 많을 수 있는 데다, 한번 엎질러진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다. 능력은 '말 잘하는 순서가 아니라 잘 듣는 순서'대로라는 얘기도 있다. 말도 과하면 부족함만 못한 법이다.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쯤 되고 보니, 살아가며 나이 들어갈수록 고위층이 될수록 경계해야 할 것도 참 많은 듯싶다. 하여 '푸념하지 말자.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도 기대하지 말자. 쓸데없이 참견하지도 말자. 그럴 듯한 말을 남기려고 노력하지도 말자' 정도는 늘 곱씹어 보며 사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봤다. 그러면 말 때문에 당하는 피해가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요즘 경찰청장 등 고위공직자 후보 및 국정 운영관련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어쩌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 사람·정파에 따라 견해가 그렇게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문제는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는 자신의 인생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금의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보여주는 행태만 봐도 절감할 수 있는 얘기다. 살아가며 늘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은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고위층일수록 말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보다 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감해주고 지원 및 대변해 주는 역할이 더욱 필요한 시대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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