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오션(Purple Ocean)
퍼플오션(Purple Ocean)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0.08.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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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지난달 '청년들이 만들고 노숙인들이 판매한다'는 월간지 하나가 창간됐다. 청년실업을 덜고 노숙인들의 자활을 지원한다는 것이 이 월간지가 태동한 배경이다. 부디 성공해서 그렇게 되길 간절하게 빈다.

훌륭한 취지를 갖고 창간된 이 월간지가 수많은 잡지 홍수속에서 과연 성공할지는 의문이지만 창간호에 실린 표지 카피를 보면 성공예감이 든다. 대한민국의 청년실업과 노숙인 상황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예감이기도 하다.

한 지방대 시각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도 국내 어느 공모전이나 광고회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해 결국 미국 '뉴욕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광고디자인을 공부하게 되면서 유수의 광고 공모전을 휩쓸어 세계적으로 '광고천재'라 불리게 된 이제석씨(28)가 이 월간지의 창간호와 2호의 표지 카피를 맡았다.

천진하고 환한 미소를 짓는 노숙인이 젖꼭지를 물고 턱받이를 한 데 이어 양복을 차려입은 모습을 배경으로 노숙인이 다시 태어나 드디어 취직을 하게 됐다는 것을 창간호와 2호에 연속으로 등장시켜 감동을 주는 카피다.

이 잡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그대로 보여준 표지다. 이런 정체성과 방향성에 동감한 이제석씨가 이 잡지가 원한다면 끝까지 무료로 표지 카피를 해주겠다는 약속도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 광고회사 여러 곳에서 일하다 지금은 '이제석 광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인사다.

총을 겨눈 병사가 그려진 포스터를 기둥에 감아 총구가 그 병사에게 되돌아오도록 한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반전(反戰) 광고로 지난해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 그랑프리'를 비롯해 10여 개의 상을 휩쓴 주인공이다.

이런 그가 표지를 맡는다면 잡지 속의 콘텐츠와는 별개로 앞으로 표지 자체가 큰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월간지가 성공할 수 있다는 예감이 든다는 것이다.

이 잡지의 창간과 광고천재 이제석과의 이 같은 만남을 뉴스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퍼뜩 '퍼플오션(Purple Ocean)'이 떠올랐다.

퍼플오션은 치열한 경쟁 시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Blue Ocean

)을 조합한 말로, 기존의 레드오션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시장을 만드는 경영전략을 일컫는 것이다. 색깔로 보면 레드와 블루를 혼합해 얻을 수 있는 퍼플(보라색 또는 자주색)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 전략을 쓰는 것이 좋겠지만, 블루오션 개척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상황에서 기업문화를 바꾸는 등의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능한 퍼플오션이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흐름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현재의 시장을 확장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서 말한 잡지사가 창간과정에서 광고천재 이제석씨와의 만남을 기획한 것은 분명 퍼플오션 전략이다.

광복 60주년인 2005년 8월15일 충청타임즈가 태동했다. 그러니까 광복 65주년인 올해 충청타임즈가 창간 5돌을 맞게 된 것이다.

'미친 듯한 아이디어와 발상전환.'

이는 '존중하고 존중받는 문화형성'과 함께 창간 5돌을 맞은 충청타임즈의 화두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퍼플오션'을 찾자는 구성원들의 목소리에서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면 자화자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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